logo

일양약품 분식회계 이슈 진단

이례적 사내이사 재편, 무혐의 결론 '거래재개' 총력

전문경영인 대체 실무급 인력 보완, 연결 매출 정상화 관건

한태희 기자

2026-02-05 08:22:18

분식회계 이슈로 거래정지 중인 일양약품이 생활건강사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재편에 나선다. 실무급 임원을 이사회에 투입해 김동연 전 대표의 이탈을 대비하는 한편 중국 합작법인의 종속기업 제외로 줄어든 매출을 복원하는 데 속도를 낸다.

최근 금융당국이 제기한 분식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가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면서 다음 달 기업심사위원회를 통한 거래재개 관점에서 긍정적 신호가 읽힌다. 이사회 재편과 맞물려 축소된 연결 실적을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3년 만 결정, 사내이사 '3인→4인' 체제 전환

일양약품은 다음 달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이사 선임 등 안건을 논의한다. 구체적으로는 오너 3세인 정유석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함께 구흥회 전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일양약품이 사내이사진에 변화를 준 건 십수 년 만의 이례적인 결정이다. 오너 2세이자 최대주주 정도언 전 회장은 2013년 대표직을 사임하며 이사회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13년 간 김 전 대표, 정 대표, 최규영 총무실장 등 3인의 사내이사 체제로 이사회를 꾸렸다. 이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는 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일양약품은 작년 9월 회계처리기준 위반행위와 관련한 검찰 통보와 함께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작년 11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매매거래정지 여부 및 기간 등을 심의했다. 심의 결과 일양약품에 대해 올해 3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으며 개선기간 중 매매거래정지는 유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일양약품의 회계처리 위반 및 외부감사 방해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가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일양약품에 긍정적 신호다. 수원지검은 금융당국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약 3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일양약품은 개선기간 종료 후 다시 개최될 기업심사위원회를 앞두고 소위원회 신설, 독립적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등 이사회 재정비에 힘쓰고 있다. 작년 말에는 강홍기, 선성관 사외이사(독립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사회 내 윤리경영위원회, 임원보수위원회,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신설 계획도 내놨다.

이번 사내이사 선임 역시 같은 맥락이다. 김 전 대표의 대표 사임으로 생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조치다. 김 전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사내이사직은 유지 중이다.구 전무는 OTC(일반의약품) 사업본부장 출신으로 생활건강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원비디 등 신규 수익원 확보, 건기식 사업 확장

다만 소송 결과와 거래 재개 여부는 별개의 사안이다. 개선기간 종료 후 거래소는 다시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일양약품이 제출한 개선계획의 이행내역을 검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공익 실현 및 투자자 보호 등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정상화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하는데 이를 단기간에 이루기 쉽지 않다. 거래소를 설득할 합리적 시나리오를 만드는 게 관건이다. 일양약품은 작년 3월 중국 길림성 내 완전 자회사를 설립해 원비디 등의 신규 매출원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슈펙트의 중국 품목허가 신청 등 현지 상업화 전략도 과제로 꼽힌다.


일양약품은 중국 합작법인 양주일양, 통화일양 등 종속기업 제외 이후 2022년 4000억원에 근접했던 연결 실적이 2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작년 매출은 2722억원으로 전년 2689억원 대비 1.3% 늘었다.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7% 감소했다.

이번 이사진 재편 역시 건기식 사업을 포함한 생활건강사업본부의 역할을 강화해 매출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양약품의 건강보조식품 등 기타 부문 매출은 작년 3분기 기준 37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9.35%를 차지하고 있다.

더벨은 이와 관련해 일양약품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