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무한한 확장성만큼 통제의 수준이 기업의 신뢰와 기업가치에 직결되는 시대다. 도입 경쟁이 한창이던 시기를 지나 질문은 AI를 쓰느냐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잘 사용하며 통제하는가'로 확장됐다. AI 기본법이 세계 최초로 시행되면서 더 이상 국내 기업들은 AI를 사업과 성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더벨은 국내 산업계에서 선제적으로 AI를 도입해온 통신사와 IT기업을 시작으로 플랫폼과 금융, 제조 등 주요 산업에서 AI 거버넌스 체계가 얼마나 갖춰졌는지 현주소를 점검한다.
LG CNS는 산업공학 분야 전문가이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와 협업해 국가 차원의 산업 전략을 수립해온 인물을 이사회에 배치했다. 이성주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다. LG CNS가 LG AI연구원의 일환으로 국가대표 AI 선발에 참여하는 등 정부 주관의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관련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거버넌스 최상단에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산업과 윤리, 지배구조 모두 기업의 구심점으로 뒀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을 통해 경영 이념과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AI 사업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공학 전문가 배치…정부 프로젝트 대응
LG CNS는 LG AI연구원 컨소시엄 참여자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국가대표 AI 산업에 참여해 올해 1월 1차 평가를 통과했다. 8월 2차 평가와 올해 말 최종 평가가 남아있다. 네이버 클라우드와 NC AI 등 쟁쟁한 IT 기업이 탈락한 가운데 자리를 지켰다.
국가대표 AI 등 정부 주관의 AI 프로젝트가 많아졌고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LG CNS도 선제적으로 AI 거버넌스를 구축해 뒀다. 2024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산업공학 전문가인 이성주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이성주 이사(사진)는 서울대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학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영국 서섹스대 SPRU(과학정책연구소)에서 혁신 경영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술경영과 애널리틱스, 혁신정책, 지식재산관리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다. 기술 인텔리전스 연구실을 이끌며 기술 로드맵과 연구개발 기획, 특허 분석 등 데이터 기반 기술전략 연구를 이어왔다.
LG CNS는 이성주 이사의 추천 배경으로 정부 프로젝트 참여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었다. LG CNS는 "기술경영경제학회 부회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연구개발 중장기 투자전략 수립 분과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전략기획투자협의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학계와 정책·산업 현장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준비 중인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로봇 등이다. 산업 동향 분석, 중장기 성장 전략 수립 및 리스크 대응과 관련하여 이사회 차원의 실질적인 의견을 제시해 왔으며, 사외이사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최근 AI 관련 칼럼을 기고하는 등 AI 산업 동향도 살피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 직전인 2024년 8월 LG CNS와 서울대의 디지털전환(DX)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체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LG CNS는 이사회 내 위원회로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를 운영한다. AI 거버넌스는 ESG위원회에서 다룰 가능성이 높다. 이성주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나 소위원회 별도 안건으로 AI가 다뤄지지 않은 점은 개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LG CNS는 2026년 3월 주주총회에서 통계학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을 상정한다. 정환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다. AI에만 천착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AI와 유관한 전문가로 분류할 수 있다. 최근 인터뷰 등을 참고하면 통계학을 통한 데이터 문해력 등을 강조해 왔다.
그래픽=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지배구조 첫 단추 AI, 전담조직 구축
LG CNS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1항 일반정책 서두에 AI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LG CNS는 "국내 대표 DX기업을 넘어 글로벌 AX(AI Transformation) 기업으로 한단계 더 도약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경영 이념 달성에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의 확립이 필수적 요소임을 인지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이사회를 구성하여 운영한다"고 밝혔다.
집행 조직은 AI 센터를 중심으로 통합했다. LG CNS는 2024년 1월 AI 연구조직과 사업 조직을 통합한 AI센터를 출범시켰다. 약 300명의 AI 전문가가 조직에 집결됐다. AI Scientist, AI Engineer, Software Engineer, Business Developer, Product Owner/Manager 등 11개 역할의 전문가가 수평적으로 의사소통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과의 협력이 늘어난 만큼 해외 기준의 AI 거버넌스 기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챗 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코히어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및 거대언어모델(LLM) 기업들과 손을 잡는다.
기업용 AI 플랫폼이 핵심이다.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 가공,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데이터 거버넌스를 제공한다. 분석 및 운영 포털을 통해 모델 재학습과 드리프트 탐지 같은 운영 관리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다. 생성형 AI 확산 국면에서 기업 내부의 지식자산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AI를 개별 서비스가 아니라 플랫폼 차원의 관리 대상으로 설정해 고객사가 자체 통제체계를 구축하도록 돕는 구조다.
통제 체계는 정보보안 거버넌스가 축을 이룬다. 회사는 CEO 직속 보안 전담 조직을 두고 CISO와 CPO가 주도하는 정보보호위원회와 정보보안협의회를 통해 주요 보안 이슈 대응과 정책을 의결한다고 밝힌다.
2024년 IT 투자액은 4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정보보호 투자액은 273억원으로 3년 간 33.8% 확대됐다. 전담 인력도 225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IT 투자액에서 정보보호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5.6%에서 6.4%까지 상승했다. 고객 정보 유출 건수는 2024년 기준 0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