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는 과점주주 체제를 근간으로 한다. 국내 금융지주 중에서 이러한 지배구조를 갖춘 곳은
우리금융지주가 유일하다. 2016년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 이후 형성된 과점주주 체제는 지난 10년간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의 특성을 만든 결정적 요인이 됐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형태로 이어져왔다. 과점주주는 자신들이 내세운 사외이사를 장기간 활용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상당수 사외이사가 재선임되며 업무 연속성을 보장받았다. 개별 재무적투자자(FI)로 구성된 과점주주 특성상 이사회 구성원 사이에 특별한 교집합이 없다는 점도
우리금융지주만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독특한 과점주주 체제 확립, 이사 재선임으로 연속성 보장
theBoard는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10대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원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동일 기능의 소위원회 포괄)의 계보를 전수조사했다. 분석
대상 기간은 각 지주의 이사회가 처음으로 구성된 때부터 2025년 말까지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지주 해체 이후 재출범을 고려해 2016년부터 데이터를 집계했다. 최근 이사회는 올해 3월 공시된 주주총회 소집결의에 기재된 정보를 참고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4월에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설립된 국내 1호 금융지주사다. 이후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2014년 지주사와 함께 그룹이 해체됐다가 2019년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재출범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구조는 2016년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당시 보유 중이던
우리은행 지분 일부를
한화생명,
동양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FI에게 매각했다. 이때 지분을 매입한 FI들이 과점주주로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하면서 과점주주 체제가 시작됐다.
2016년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매각했던
우리은행 시절부터 2026년 주주총회에 이사 선임 후보로 올라온 인물까지 합치면 이사회에 참여했거나 할 인물은 29인으로 파악된다. 이 중 감사 포함 사내이사는 6인, 기타비상무(비상임)이사는 3인, 사외이사는 20인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사회 내 인력 변동이 다른 금융지주 대비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과점주주들이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에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장기 보유한 부분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과점주주들이 추천 사외이사를 장기간 활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들은 상당수가 재선임됐다. 업무 연속성이 보장되면서 이사회가 안정됐고 사외이사들의 전문성도 높아질 수 있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6년 이사회에 들어온 노성태(
한화생명), 신상훈(
한국투자증권), 박상용(
키움증권), 전지평(
동양생명), 장동우(IMM PE) 사외이사 중 신상훈 사외이사를 제외한 4인이 재선임됐다. 2021년 사외이사로 합류한 윤인섭(푸본생명) 사외이사도 올해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이 예정돼 있다.
과거
우리금융지주의 사외이사를 지냈던 한 인사는 “
우리금융지주 규모의 기업을 단기간에 이해하는 건 경영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연임을 통해 기업 사정을 오래 파악할 수 있었던 게 이사회 업무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구성원 간 교집합 없는 구성, 완전 민영화 이후 이사회 다양성 강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우리금융지주는 이사회 구성원 간에 교집합이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다. 개별 과점주주가 추천한 인사들이 이사회에 모였기 때문에 학교, 지역, 직장 등에서 구성원간 연결고리가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는 모두 남성이고 대부분 기업·금융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해외 자본인
동양생명, 푸본생명이 추천한 전지평, 첨문악 외국인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모든 추천 사외이사들이 국내 대학을 졸업했다는 점도 같다.
과점주주 체제 직전인 2015년만 해도 당시
우리은행 이사회는 사외이사를 대부분 교수로 채웠다.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천혜숙, 정한기, 오상근, 최강식, 고성수 등 1명을 제외한 5명의 사외이사가 교수였다.
과점주주 체제 직후 결성된 2016년 이사회부터는 기업·금융인 출신 비중이 높아졌다. 사내이사를 제외한 비상임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가운데 교수 출신은 사외이사인 노성태 전 한국경제연구원장, 박상용 전 공적자금관리위원장 등 2명이었다. 나머지는 사외이사인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대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부회장, 전지평 전 중국공상은행 총경리였고 남은 비상임이사 1명은 최광우 전 예금보험공사 홍보실장이었다.
이러한 사외이사 구성에 변화가 나타난 건 2022년부터다. 이 시기는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가 이뤄졌다. 당시
우리금융지주는 자체 선임 사외이사로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인 송수영 변호사를 선택했다. 40대 여성이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 합류한 건 송 변호사가 최초다.
송 변호사 이후에도
우리금융지주는 자체 선임 사외이사를 선정하는 데 있어 다양성과 전문성을 두루 고려하는 모습이다. 2024년 선임된 이은주, 박선영 사외이사는 모두 여성 교수였다. 올해 주주총회 사외이사 후보로 올린 인물은 류정혜 국가 인공지능전략위원회 위원, 정용건
케이카캐피탈 상무 겸 준법감시인이다. 류 후보는 IT 분야 전문성을 갖춘 여성이고 정 후보는 증권사, 국민연금 기금운용위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