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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집단 규제 리뷰

영원그룹, 계열 누락했던 화신…지정 직후 독립 선언

②성기학 회장 삼촌 일가 보유 회사…오너 간 지분 및 거래관계 없어 독립 인정

안정문 기자

2026-03-10 11:23:38

편집자주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알려진 영원무역그룹이 재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성기학 회장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소속 법인을 누락했다고 보고 있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이뤄진 승계 정당성과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벨이 영원무역 공시집단 회피 사태를 다각도로 짚어봤다.
영원그룹은 2021~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에서 친인척 회사들을 누락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을 당했다. 이들 누락 회사들 가운데 자산 규모가 큰 곳들을 살펴보면 성기학 회장의 삼촌일가가 보유한 화신 관련 기업들이 주를 이룬다.

화신 측은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이후 영원그룹에서 곧바로 떨어져나갔다. 화신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영원무역과 거래 관계는 물론 지분 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독립 경영이 승인됐다. 영원무역의 또 다른 방계기업도 줄줄이 독립경영이 승인된 결과 2025년 영원그룹 국내 계열사들의 자산 규모는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영원무역은 지난해에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5조원에 가까울 정도로 자산이 줄었다.

영원무역은 계열사 누락건과 관련 실무자의 실수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시기적으로 친인척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하지 않으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피한 것을 명확하다. 다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후 방계 회사들의 독립 경영이 인정된 만큼 정상 참작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신 독립경영 승인, 지분·거래관계 없다는 점 입증

기업집단포털 등에 따르면 영원그룹이 누락했던 계열회사의 2023년 결산 기준 자산을 정리한 결과 상위권에는 화신 측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영원그룹이 2024년 5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자 그달 곧바로 독립경영을 신청해 승인받았다. 이는 영원과 화신 계열사 사이 지분이나 거래관계가 없다는 점을 인정받은 결과물이다.

영원, 화신그룹 관련 관계자는 "영원무역 측에서 기업집단 관련 자료를 받기 위해 화신에 연락을 처음 했던 시기는 2023년"이라며 "이때 상장사인 화신화신정공의 재무정보와 이사진, 주주현황을 먼저 받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영원 측은 2024년 영원에 공정위 조사가 들어오면서 기업집단에 비상장 계열사도 포함되야 한다는 것, 계열회사의 이사가 30%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곳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했다"며 "그 전에는 영원 측이 제출범위를 몰랐던 것인데 이후 법무법인을 통해 자문을 받아 정확한 제출범위를 확립했다"고 덧붙였다.

독립경영과 관련해서는 "회계거래나 서로 주식을 소유한 현황이 없어 2024년 5월 독립경영 승인을 받았다"며 "지난해에도 독립경영 1차 사후점검을 받았으며 올해도 7~8월 정도에 2차 사후점검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화신은 영원그룹이 누락한 계열회사 가운데 가장 자산이 많다. 2023년 자산 규모 9076억원의 기업으로 자동차 차체와 섀시 부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화신정공 역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화신과 함께 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의류 생산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영원무역과 사업상 연관성이 크지 않다.

화신정공 역시 자산 약 1972억원, 매출 약 3598억원 수준의 중견 제조기업이다. 두 회사는 성 회장의 외삼촌인 고 정호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방계 기업이다. 현재는 고 정 회장의 아들인 정서진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다. 화신그룹은 독립 경영을 이유로 2024년 5월 영원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선정된 직후 친족분리를 통해 영원그룹에서 떨어져 나갔다.

누락 계열회사 자산규모 세번째도 화신 계열인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이다.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은 2003년에 설립된 현대모비스 협력업체로 현대 블루핸즈 및 기아 오토큐 등 정비소에 순정 부품을 납품 및 배송하는 물류 및 자동차 부품 도소매 기업이다.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은 정서진 사장 외 10명이 22%, 월드오토트레이딩은 그의 남매인 정희진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은 누락계열사 자산 순위 8위에 오른 월드오토트레이딩 등과 함께 화신 정서진 사장이 화신을 지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정서진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화신 주식 지분율은 50.41%이지만 정서진 사장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화신 주식은 5.2% 뿐이다. 글로벌오토트레이딩은 16.43%, 화신정공은 5.75%, 월드오토트레이딩은 4.25%의 화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오토트레이딩과 월드오토트레이딩은 화신정공 지분도 11.31%, 5.55%씩 보유하고 있다.

자산 382억원의 유진정밀도 화신 계열이다. 자동차부품 제조, 판매업 및 산업기계 제조, 판매업 등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으며 월드오토트레이딩이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누락 계열사 자산 10위 내 기업 줄줄이 분리

그 밖에도 포마트코퍼레이션과 그린제약, 비앤에스파트너 등이 기업집단 영원에서 빠져나갔다. 이들은 모두 누락 기업 자산규모 상위 10위에 올랐던 기업들이다. 그 결과 2023년 결산기준 6조891억원이던 영원그룹의 자산 규모는 2024년 5조240억원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선인 5조원에 근접했다.

포마트코퍼레이션은 최대주주인 정익진 대표(47%)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정익진 대표는 성기학 회장과 혈족 4촌지간이다. 포마트코퍼레이션의 2023년 기준 자산 규모는 약 669억원 수준이며 연간 매출은 약 872억원에 달한다. 포마트코퍼레이션은 아웃도어웨어, 트레킹웨어및 스키웨어 등 기능성 의류를 제조하여 OEM 방식으로 국내 및 해외 브랜드회사에 납품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9위 그린제약과 10위 비앤에스파트너는 성기학 회장의 혈족4촌이 보유한 회사다. 9위 그린제약의 최대주주는 티오그린(87.9%)이고 그 티오그린의 최대주주는 비앤에스파트너의 박선영 대표다. 비앤에스퍼트너는 누락 계열사 자산 규모 10위에 오른 곳이다. 지분은 박선영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100%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성 회장과 4촌 관계다.

누락 계열사 자산 4위인 대구 소재의 농산물 가공식품기업 푸드웰과 그 계열사들은 2025년 5월 공시대상기업집단 발표 이후 영원그룹에서 독립했다. 푸드웰은 성 회장의 아버지인 고 성재경 회장이 만든 협성농산이 그 전신으로 현재는 성 회장 친형의 아들인 성민겸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다. 성 대표는 누락 기업 자산 규모 6위의 푸르온의 최대주주에도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