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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이사회 슬림화…독립성 강화 vs 개정 상법 대응

정원 11→7명, 구성원 8→6명…사외이사 비중 높아지지만 집중투표제 방어 효과도

강용규 기자

2026-03-18 16:57:12

카카오가 이사회 최대 정원과 실제 규모를 모두 축소한다. 경영전략의 변화에 발맞춰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이사회를 운영하겠다는 의도다. 이사회 구성원 수는 줄지만 사내이사에 대한 사외이사의 견제력은 오히려 강력해지는 구조다. 다만 이사회의 최대 정원 축소를 놓고서는 집중투표제 도입 등 개정 상법에 대한 무력화 장치라는 시선도 나온다.

◇정신아 대표 체제 2기, 이사회 효율성과 독립성 다 잡는다

카카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고 전자주주총회의 도입,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의 삭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이사의 정원 확대, 3% 룰의 강화 적용 등 상법 개정에 따른 정관 변경과 함께 이사회의 정원을 기존 3~11명에서 3~7명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카카오는 이사회 최대 정원의 축소 이유를 효율성 제고로 설명했다. 과거에는 다양한 사업을 폭넓게 검토하는 것이 이사회의 역할이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 등 핵심 사업 중심의 성장을 추진하는 만큼 이사회도 신속한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카카오는 계열사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성장 전략으로 인해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2024년 3월 정신아 대표이사의 선임 이후로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기업집단을 슬림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정 대표의 선임 이전인 2023년 한때 147개까지 불어났던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올 2월 기준으로 94개까지 줄었다.

카카오는 이번 주주총회를 거쳐 정 대표를 임기 2년으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그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더욱 힘이 실릴 예정이다. 이사회의 슬림화 역시 이와 맞닿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주주총회 이전까지 카카오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 등 8인 이사회를 운영해왔다. 이들 중 정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등 6명의 임기가 이번 주주총회를 끝으로 만료된다.

카카오는 임기 만료 사내이사 2명 중 정 대표만을 재선임할 예정이다. 조석영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회 준법지원팀장은 임기를 마치고 그대로 사임한다.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자 4명 중 함춘승 이사회 의장과 차경진 감사위원회 위원 2명만을 재선임하고 김영준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정기주주총회 이후 카카오의 이사회는 기존 8인 구성에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등 6인 구성으로 변경된다. 다만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의 비중은 기존 62.5%에서 66.7%로 높아진다. 이사회를 슬림화하면서도 사내이사에 대한 사외이사의 견제력은 더욱 높여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사회 최대 정원 축소, 적정 규모 VS 집중투표제 무력화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이사회 최대 정원 축소를 놓고 개정 상법에 따라 도입되는 집중투표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장치라는 시선도 나온다. 집중투표제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보통주) 1주에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 소수주주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카카오의 이번 주주총회를 예로 들면 재선임과 신규 선임을 합쳐 총 4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만큼 1주당 4표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개별 주주는 이 의결권을 이사 후보 한 사람 혹은 몇 명에 집중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의 의결권 집중 효과는 한 번의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이사 후보가 많을수록 커진다. 이사회 최대 정원의 축소는 중장기적으로 이사 후보 수를 줄여 대주주 측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 측에서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에 근거해 이사회의 적정 규모를 판단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는 과거 10개년 평균 이사회 구성 및 국내 주요 테크기업들의 이사회 현황 등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이사회 정원 축소는 엄연히 집중투표제의 효과를 약화시키는 만큼 카카오가 일부 비판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을 축소하거나 이사 수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하는 상장사는 카카오를 포함해 32곳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