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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이사회 계보 분석

반세기 넘긴 삼양 동행, 그룹 재무라인 투입

[JB금융지주]②주주구성 변화 속 대주주 유지…삼양그룹, 기타비상무직 1인 유지

김동현 기자

2026-03-19 16:22:52

편집자주

금융지주 이사회를 두고 자기 사람과 이너서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지주는 늘 이사진을 선임하며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조하지만 인물들의 과거 연혁, 경영진과의 교집합과 임기 사이클을 살펴보면 회장과 이사회가 운명공동체라는 의혹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금융지주의 이사회는 그동안 어떤 뿌리에서 내려와 어떻게 구축돼 왔을까. 금융과 법률, 공공 분야에서 이력을 쌓은 전문가들이 포진하는 데도 왜 그 적정성을 공격받나. 더벨은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원의 면면과 인선 경로, 주요 경영진과의 연결고리 등을 따라가 금융지주 이너서클이 실존하는지, 실존한다면 어떻게 구축돼 있는지를 역추적한다.
1960년대 후반 정부의 '1도 1은행' 원칙이 발표되며 각 도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자금을 모아 지방은행을 설립했다. 전북은행 역시 전북 기반의 대표 기업인 삼양사를 비롯해 쌍방울, 대한교과서, 호남식품 등의 출자로 1969년 출범했다. 30여년 가까이 함께하던 이들 기업은 외환위기(IMF)를 거치며 하나둘 부도·정리되며 이후 전북은행 주주사 명단에도 잦은 변화가 일었다.

이러한 부침에도 삼양그룹은 전북은행의 주요주주로 자리를 지켰고 2013년 JB금융지주 출범부터 지금까지 대주주로 50년 넘게 동행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직접적인 경영 참여는 자제하면서 그룹 내 대표 재무라인 임원을 JB금융지주의 기타비상무이사로 보내 적절한 견제와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JB금융지주의 2대주주 변화에 따라 기타비상무이사진 숫자도 증감이 있었지만 삼양그룹 측 인사에는 최소한의 변화만 있었다.

◇삼양 측 초대임원 윤재엽 사장, 지주 출범부터 회장 교체까지 참여

theBoard는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10대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원과 위원회 등의 계보를 전수조사했다. 분석 대상 기간은 각 지주의 이사회가 처음 구성된 때부터 2025년까지다. 각 해의 사업보고서를 기초로 하고 올해 주주총회에 올라간 이사 선임 안건 등을 포함했다.

2013년 7월 전북은행의 금융지주 전환으로 출범한 JB금융지주에서 지금까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린 이는 5명이다. 총 9인으로 출발한 JB금융지주 이사회는 기타비상무이사만 3명을 선임했다. 대주주인 삼양그룹 측 인사로 윤재엽 삼양홀딩스 사장(당시 부사장), JB금융지주 계열사 인사로 임용택 총괄부회장(당시 JB우리캐피탈 대표), 그리고 정창모 삼덕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등 3명이 첫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전북은행 사외이사를 맡은 경험이 있던 정 회계사는 지주 출범 반년 만인 이듬해 초 바로 JB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선임되며 사실상 윤 사장과 임 부회장 등 2인이 중심이 되어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수행했다. 임 부회장은 JB금융지주 내 별도의 소위원회에서 활동하진 않고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김한 당시 JB금융지주 회장에 힘을 실었다.

금산분리 기준에 따라 보유 주식을 최대 15%선 아래로 유지하면서 전북은행 대주주 자리를 놓지 않던 삼양그룹은 JB금융지주 출범 후에도 그 자리를 유지하며 기타비상무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사회 경영에 참여했다. 윤 사장은 삼양그룹 측 초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서 경영발전보상위원회 위원장과 이사회운영위원회 위원직을 맡았고 이후 리스크관리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윤 사장은 삼양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재무·회계 임원으로 평가받는다. 1984년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양사에 입사해 운영그룹장과 재경실장 등을 역임했고 2011년 삼양홀딩스 출범 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재무 외에도 인사·기획·전략으로 담당업무를 확대했다. 2018년 말에는 사장으로 승진해 이듬해부터 삼양홀딩스 대표로 회사를 이끌었다.

JB금융지주에선 기타비상무이사직을 3연임하며 2021년 3월까지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JB금융지주 출범부터 회장 교체까지 굵직한 구조 변화에 참여했고 과거 JB금융그룹이 광주은행 인수에 나설 때는 인수자금 조달 등을 우려해 반대 의견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JB금융지주의 경영에 견제구를 날려야 할 때는 그룹을 대표해 의견을 피력했던 셈이다.



◇삼양 재무라인, 2대주주 변화 속 1인 기타비상무이사직 유지

윤 사장의 뒤를 이어 JB금융지주의 삼양 측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수행한 이는 김지섭 삼양홀딩스 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은 1988년 건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양사에 입사해 비서팀장, 회계팀장 등을 거쳐 2013년 상무 승진과 함께 삼양홀딩스 재경실장에 선임됐다. 윤 사장의 재경실 후임자로 그룹 재무를 책임지며 2019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재무 총괄을 맡은 만큼 김 부사장은 삼남석유화학, 경방 등 삼양홀딩스가 투자한 회사들의 이사회로 하나둘 진입했고 2021년에는 JB금융지주에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현재 JB금융지주의 유일한 기타비상무이사로 4개의 소위원회(임원후보추천·자회사CEO후보추천·보상·ESG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 사장에서 김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삼양 재무라인의 기타비상무이사 겸직 기간 임용택 JB금융지주 총괄부회장과 정창모 공인회계사 외에 추가로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수행한 인물이 있다. 과거 JB금융지주의 2대주주였던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안상균 대표가 2016년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를 차지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2015년 말 특수목적법인(SPC) 주빌리아시아를 통해 JB금융지주의 증자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10%에 육박하는 지분율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안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직접 JB금융지주 경영에 참여했고 임원후보추천·보상·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위원으로 영향력을 발휘했다. 다만 엥커에쿼티파트너스가 2022년 보유한 JB금융지주 지분을 얼라인파트너스에 매각하고 나가기로 하면서 안 대표는 바로 직전해 중순 JB금융지주를 떠났다.

이러한 주주 변화가 이뤄지던 사이 JB금융지주에 합류한 김 부사장은 삼양 측 기타비상무이사로 현재는 외부 공격에서 JB금융지주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 OK저축은행 등이 지분 매입으로 JB금융지주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가운데 김 부사장은 이사회 내에서 대주주의 입장을 대변하며 기존 JB금융지주 경영진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