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 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본다.
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지주) 이사회에 몸담고 있는 지영조 사외이사의 경력 가운데 동원육영재단 이사 직책이 눈길을 끈다. 그는 이 재단의 장학생 출신으로 주요 대기업 경영자까지 오른 인물이다. 본인에게 장학금을 줬던 재단에서 이제는 경영을 책임지며 또 다른 후학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동원육영재단은 김재철 동원그룹 창업주가 인재 육성 지원을 위해 설립한 재단이다. 지영조 사외이사는 학생 시절부터 동원그룹와 인연을 쌓아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투지주가 이달 6일 공시한 2025년 기업지배구조 연차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이사회는 김남구, 오태균 사내이사와 최수미, 김희재, 지영조, 이성규, 백영재 사외이사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지영조 사외이사는 2023년 2월 오태균 사내이사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에 입성했다. 한투지주는 선임 이유로 “삼성전자 전략기술본부 사장, 현대자동차 이노베이션담당 사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전략기획의 전문가로서 그룹 내 관련 산업의 이해도 제고 및 네트워크 확장에 기여 하는 바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그는 다채로운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1959년생으로 미국 명문인 브라운대 기계공학과 학사와 석박사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 부문 기획팀 팀장부터 전무, 부사장, 자문위원, 사장을 지냈다. 이후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장 부사장과 이노베이션담당 사장직을 거쳐 고문까지 맡았다.
*지영조 사외이사(현대차그룹 제공)
경력 가운데 또 눈에 띄는 부분은 2022년부터 현재까지 역임하고 있는 동원육영재단 이사직이다. 이 재단은 김재철 창업주가 1979년 7월 설립했다. ‘미래산업 사회의 원동력이 될 참된 인재의 육성과 산학활동 및 전문 기술자의 연구활동 기여를 통하여 국가 발전에 다소라도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소명을 지니고 있다.
현재 이 재단 이사회는 김재철 이사장을 필두로 박인구 상임이사(전 동원그룹 부회장)와 지영조 외 7명의 이사, 2명의 감사로 이뤄져 있다.
그는 이 재단의 장학생 출신이다.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장학사업이 다양하여 어떤 부문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됐는지, 지원액수가 얼마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2018년 12월14일 고려대 우당교양관에서 개최된 ‘라이프 아카데미’ 강좌에서 김재철 창업주가 “동원육영재단 장학생에는 이번에 현대자동차 사장으로 승진한 지영조 사장도 포함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발언한 사실이 확인된다.
결국 지영조 사외이사는 동원육영재단 장학생 출신으로 삼성과 현대차에서 고위직을 지낸 뒤 동원육영재단 이사회로 돌아온 셈이다. 이후 한투지주 사외이사까지 맡으면서 그룹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한투지주가 사상 최초로 선임한 제조업계 출신 사외이사다. 이전까지 한투지주 사외이사진은 금융계, 학계, 관 출신 사외이사들이 많았다. 간혹 문화 산업계 사외이사들이 있기는 하였으나, 제조업군 출신 사외이사는 지영조 사외이사가 처음이다.
이사회 내에서는 내부통제위원회 위원장, 감사위원회 위원 및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사회 참석률은 95.8%, 이사회 내 위원회 참석률은 100%다. 2025년 3월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됐으며 2026년 정기 주총에서 또다시 연임 안건이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