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thebell Forum 2026 theBoard Forum

"이사회 임원 인사권 행사는 경영 간섭에 가까워"

KT 이사회 규정 개정이 남긴 질문…정보 접근 제한적인 사외이사에 인사 판단은 과도

김형락 기자

2026-03-26 16:55:08

주주 충실 의무를 명시한 상법 개정 뒤 투자자들이 이사회에 기대하는 역할이 커졌다. 이사회가 기업 경영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지난해 KT 이사회가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까지 권한을 행사하려다 국민연금이 제동을 걸기도 했다.

더벨이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26일 개최한 '2026 더보드 포럼(2026 theBoard Forum)'에서도 이사회가 임원 인사권을 행사하는 게 적절한지가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포럼 참석자들은 사내이사보다 정보가 적은 사외이사가 임원 임명을 결정하는 건 경영 간섭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 주제는 '독립이사 제도 진화와 주주총회 트렌드 방향성'이었다. 안상희 김·장 법률사무소 센터장이 사회를 맡았다. 전·현직 사외이사와 상장사 이사회 사무국, IR팀 관계자 등 110여명이 참석해 △글로벌 이사회 트렌드와 참고 사례 △상법 개정 이후 이사회 운영 고려 사항 △이사회 평가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더벨이 26일 개최한 '2026 더보드 포럼(2026 theBoard Forum)'에서 신현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안상희 김·장 법률사무소 센터장, 서현정 더보드파트너스 대표, 안효섭 법무법인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이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세션은 신현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국내 독립이사 제도 현황과 변천사', '초보 사외이사를 위한 실무형 FAQ'를 발표했다. 2세션은 서현정 더보드파트너스 대표가 '미국·영국·독일·일본 사외이사 제도 운영 현황과 시사점'을 소개했다. 3세션을 담당한 안효섭 법무법인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이후 이사회 운영 재설계 전략'을 설명했다.

각 세션 발표가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에는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사회가 주요 임원 선임 권한을 가져야 하는지가 쟁점이었다. 지난해 임원 인사·조직 개편을 이사회 사전 심의·의결 사항으로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논란을 빚었던 KT 사례가 언급됐다.

문제가 된 이사회 규정 개정은 지난해 11월 이뤄졌다. 개정 전에는 주요 조직 설치, 변경·폐지 등 조직 개편이 이사회 보고 사항이었다. KT 이사회는 이를 삭제하고 △부문장급 경영 임원, 법무실장에 대한 임명·면직과 △주요 조직 설치, 변경·폐지 등 조직 개편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에서 사전 심의·의결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경영진 견제 장치 강화라는 취지를 충분히 공유하지 않고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안팎으로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신현한 교수는 이사회가 임원 임면까지 의결하는 건 경영 간섭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외이사가 사내이사만큼 임원 역량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이사회가 임원 인사 관련 안건을 결정을 해야 한다면 사내외 객관적 평가 근거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임기와 겸직 제한 규제가 적절한지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상법에 따라 사외이사 임기는 6년, 겸직 기업은 2곳으로 제한돼 있다. 신 교수는 경험을 축적한 사외이사가 이사회 운영에 기여하는 순기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신 교수는 삼성SDS 사외이사로 6년 동안 활동하면서 새로 부임한 대표이사에게 과거 이사회 경험 토대로 조언한 사례를 소개했다.

서현정 대표는 해외 사외이사 후보 관리, 육성 제도를 참고 사례로 들었다. 미국이사협회(NACD), 영국 경영인협회(IoD) 등은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겸직하더라도 민감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더벨은 26일 '독립이사 제도 진화와 주주총회 트렌드 방향성'을 주제로 '2026 더보드 포럼(2026 theBoard Forum)'을 열었다.

사외이사 교류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건설사 사외이사는 이사회 소통이 부족해 최고경영자(CEO)에게 정례회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광고기업 감사는 산업, 법률, 재무·회계 분야 전문가가 아닌 사외이사도 이사회 운영 개선 방안을 공유하는 사외이사회의가 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스닥은 상장 기업 독립이사들이 경영진 없이 최소 연 2회 이상 정기적인 독립이사 회의(Executive Sessions)를 개최하도록 권고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영국은 이사회 평가 기준에서 선임사외이사 주관 토의 절차를 밝히고 있는지를 살핀다.

상법 개정 뒤 이사회 법률 비용이 오르는 현상을 점검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물류기업 사외이사는 법률 리스크를 세세하게 따지다 경영 결정을 제때 내리지 못하는 점을 우려했다. 안효섭 소장은 법률 자문을 비용이 아니라 유사시에 대비한 보험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사회 운영이 법무부 가이드라인에 어긋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