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thebell Forum 2026 theBoard Forum

자사주 마법 시대 종료…이사회 책임 강화도 필연

안효섭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 "이사회, 실질적 토론 기구로 정립돼야"

감병근 기자

2026-03-26 16:54:51

“자사주 마법의 시대는 끝났다. 변화에 맞춰 이사회의 책임과 의무도 강화될 것이다.”

안효섭 법무법인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26일 더보드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며 상법 개정에 따른 이사회 운영의 근본적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상법 개정으로 과거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던 자사주를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소장은 이사회가 주주 충실의무를 이행하는 실질적 의사결정 기구로 거듭나야 한다고도 진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이사회 안건의 밀도 있는 토론, 상세한 의사 기록 관리 등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사주, 자산 아닌 미발행 주식…처분 관련 절차도 한층 까다로워져”

안효섭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더보드 포럼(2026 theBoard Forum)' 세 번째 세션에서 ‘자사주 전략의 종말? 소각 의무화 이후, 이사회 운영 재설계’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안 소장은 개정 상법의 핵심이 자기주식을 자산이 아닌 신주와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에 있다고 짚었다. 상법 개정에 따라 자기주식은 의결권, 신주인수권, 배당권 등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 명문화됐다. 자사주를 활용한 사채 발행이나 담보 활용 등이 법적으로 엄격히 통제되며 ‘자사주 마법’으로 불리던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도 금지됐다.
안효섭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이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더보드 포럼(2026 theBoard Forum)'에서 ‘자사주 전략의 종말? 소각 의무화 이후, 이사회 운영 재설계’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는 이사회가 임의로 자사주 처분 목적과 대상을 결정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이 계획서에 이사 전원이 기명날인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절차가 추가됐다"고 말했다.

신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 소각이 원칙으로 정해졌다. 안 소장은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제도시행 등 예외적 경우에만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자사주 보유 및 처분이 허용된다는 점도 설명했다.

◇ "토론 밀도 높이고 기록 남겨야…주주 소통 주도하는 이사회 중요”

안 소장은 상법 개정으로 이사회의 실무적 절차도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토론의 질적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이사회가 사안을 승인하는 형식적 기구가 아니라 실질적 토론 기구로 정립되는 것이 핵심”이라며 “사외이사가 단순히 감독자 위치에 머물지 않고 주도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효율적 이사회 운영을 위해 안건 난이도에 따른 시간 배분 전략도 제안했다. 자사주 소각이나 인수합병(M&A) 등 중요 의제는 토의 비중을 대폭 높이고 단순 보고 안건은 사전 절차로 대체하는 식으로 밀도 있는 이사회 운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이사회 안건은 '사전 리뷰-본심의-사후 공시'의 3단계 프로세스 정립을 제안했다. 안 소장은 "검토 배경, 논의 절차, 최종 판단 근거, 일반주주 보상 방안 등을 이사회 의사록과 지배구조 보고서에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며 "기록을 상세히 남겨두는 것이 향후 주주 분쟁이나 소송에서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 소장은 이사회의 전문적 보좌를 위해 독립된 이사회 사무국 운영도 권고했다. 이사회 사무국이 실무 부서와 명확히 연계돼 이사회의 결정이 즉각적 실행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안 소장은 "이사회가 주주와 소통을 주도해야 하며 선임 사외이사가 주주 소통의 책임자가 되는 구조를 추천한다"며 "어떤 조직이라도 평가받지 않으면 개선되기 쉽지 않은 만큼 이사회와 개별 이사에 대한 외부 기관 평가를 도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