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전체 주주로 확대한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독립이사의 법적 책임 범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개별 주주의 요구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지, 주가 급등락의 책임 여부 등 사회적 인식과 요구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독립이사만으로 구성된 이사회 내 내부위원회를 도입하고 그룹 계열사간 거래 의사결정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의사결정 과정과 절차를 단계별로 문서화해 남겨야 한다는 추천도 나왔다. 주주와의 소통 강화 역시 주주 충실의무를 지킬 방안으로 제시됐다.
송옥렬 서울대 법학부 교수는 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에서 '주주 충실의무-독립이사의 법적 책임'을 주제로 발표하며 상법 개정으로 기업 경영과 이사회 의사결정 자체에 큰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송 교수는 "주주 충실의무가 도입되기 전에도 국내 기업들은 주주의 이익을 회사의 이익으로 보고 지배주주의 이익상충이나 합병비율 문제 등을 준수했다"며 "특정 기업의 쪼개기 상장 이슈나 불공정 합병비율 산정 등이 시장 내에 문제로 대두되면서 주주 충실의무에 대한 인식이 올라간 점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회에선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전체 주주로 확대하는 등을 골자로 한 상법개정안이 통과됐다. 사외이사의 명칭이 독립이사로의 변경도 이때 이뤄졌다. 독립이사의 충실의무가 일반 주주로 확대되며 회사 의사결정 이후 독립이사가 주주소송 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라오는 상황이다.
송옥렬 서울대 법학부 교수는 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에서 '주주 충실의무-독립이사의 법적 책임'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향후 주주 직접 소송의 인정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으나 실제 법리가 크게 달라지거나 이사 책임추궁 소송이 급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내다봤다. 충실의무 대상에 들어간 전체 주주가 특정 개별 주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주주의 이익만을 위하지 말라는 것이 개정 상법의 취지라는 설명이다.
다만 송 교수는 기존 주주 대표소송이 늘어날 가능성을 열어두며 독립이사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챙겨야 할 현실적인 방안을 제안했다. 핵심은 거래의 공정성과 의사결정의 독립성 확보였다. 그동안 문제가 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익상충 구조, 지주·계열사간 거래, 그룹 구조조정 등 중요한 거래와 관련해 독립이사 스스로 경영상 목적의 합리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를 위해 독립이사로만 구성된 이사회 내 내부위원회 도입도 추천했다.
송 교수는 "중요 거래에 대해선 책임소송의 가능성을, 일반 대규모 거래의 주의 의무 등을 염두하고 경영 판단 원칙을 세워야 한다"며 "왜 사야 하는가, 싸게 산 것인가, 거래로 인한 위험은 통제 가능한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러한 독립이사의 의사결정 과정과 절차를 문서로 남겨 심의 기록을 충실히 확보하고 더불어 공정성 확보를 위해 독립이사가 나서서 회사에 다양한 안건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래조건에 대한 독립적인 회계·법무법인의 검토, 경영상 목적의 합리성 판단, 일반주주·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이 분석 대상이다. 외부 전문가 의견 청취도 의사결정상 주요한 절차로 꼽혔다.
일반 주주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주가와 관련해선 단기적 투자이익 대신 회사의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에 집중해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법원에서도 주가 하락 자체를 주주의 손해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뒤따라왔다. 송 교수는 "주가가 기업가치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향후 주가에 미칠 영향은 고려해야 한다"며 "상법상 주주 충실의무 관점에선 공시 이후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