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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Forum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

상법 개정 최대 효과는 인식 변화 "이사회 고민 커졌다"

총주주 이익 보호는 법 개정 이전에도 중요 과제…대표 소송 대비 이사회 논의 문서화 필요

정지원 기자

2026-02-10 10:33:20

"주주충실의무 등을 내용으로 담은 상법 개정의 취지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사가 개별 주주들의 이익을 모두 고려하는 게 현실적으로 막막하기도 합니다. 소송 위험도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2026 theBoard 사외이사 포럼'에 참석한 상장사 사외이사가 나눈 어려움이다. 개정 상법은 이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하고 만일 모든 주주에게 비례적으로 손해가 발생할 때 민사소송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이사회의 고민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벨 SR본부는 9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theBoard 이사회 평가 피드백 및 주주충실의무 대응방안 고찰'을 주제로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를 열었다. 더벨은 국내 언론 최초로 이사회 탐사 플랫폼 theBoard를 출범시켰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주요 상장사 사외이사와 이사회 사무국 실무진, 기업지배구조 컨설팅 담당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상법 개정에 따른 과제와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에 모인 사외이사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자본시장 참여자 인식 변화 기대…장기적 가치에 우선순위 둘 것"

세미나 첫 번째 세션으로 송옥렬 서울대학교 법학부 교수의 '주주충실의무-독립이사의 법적 책임'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었다. 송 교수는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이사의 충실의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상법 개정안에) 총 주주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건 없다"며 재계의 과잉 반응을 먼저 꼬집었다.

송 교수는 오히려 주주충실의무가 상법에 명문화되면서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이 변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주주충실의무 도입으로 불공정합병, 신주제3자배정 등 관련 사안에서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 소송이 갑자기 증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독립이사들의 책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만큼 이사회 결정 사안에 대해 소명자료를 더 많이 요구하고 거래 조건의 공정성을 더 면밀히 따지는 분위기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송 교수는 "중요 거래에 대해서는 대표 소송 유형이 많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면서 "책임 소송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요 거래의 진행 상황은 가급적 문서화할 것"을 언급했다. 또 "특히 지배주주 관련 거래는 일반 주주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독립적 분석이 필요할 수 있고 공정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행동주의 펀드 확대와 이사회의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송 교수는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에 구속될 필요는 없지만 주주와 이사회와 생각이 다르다면 방어할 것이 아니라 설득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단기 실적주의에서 벗어나서 장기적 가치 관점에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보드, 6개 항목 기준 이사회 평가 진행…"사외이사 데이터베이스 구축 예정"

두 번째 세션은 최명용 SR본부 본부장이 '기업 이사회 탐사 플랫폼 theBoard(더보드)'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자본시장 전문 매체 더벨의 SR본부는 국내 언론사 최초로 '제3자 이사회 평가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업들이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하는 것을 지원하고 동시에 자본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더보드는 1년 이상의 준비를 거쳐 지난해 4월 플랫폼을 정식 오픈했다. 조명현 교수를 중심으로 △안상희 김앤장 ESG센터장 △장온균 삼일PwC 거버넌스센터장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ESG센터장 △김정남 법무법인 화우 ESG센터장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 △김현욱 트러스톤자산운용 ESG본부 상무 △김종득 OK금융 고문 등이 외부 전문가로 자문에 참여했다.

더보드 이사회 평가는 6개 공통지표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6개 지표는 각각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로 구성했다. 51개 세부문항을 1~5점으로 평가한 총점 만점은 255점이다.

더보드는 플랫폼을 통해 이사회 평가 결과 및 기사 제공을 비롯해 주요 인사 인터뷰를 공유할 예정이다. 최 본부장은 "추후에는 이사진 DB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주요 기업 이사진 프로필을 집대성하고 연도별 이사진 탐색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최명용 더벨 SR본부 본부장은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에서 국내 언론 최초 이사회 탐사 플랫폼 'theBoard'를 소개했다.

◇"지배주주와 소수주주 충돌 증가 가능성"…"이사회 내부 소통 중요성 커져"

마지막 세션으로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조명현 사회자를 좌장으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이규호 삼성바이오로직스 People센터장 부사장 △배용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현상균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사장 CIO가 참여했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theBoard 이사회 평가에서 총점 255점 만점에서 223점을 획득해 국내 주요 상장사 500곳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이사회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이규호 부사장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미국 시민권자인 존 림 사장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 원할히 소통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달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총 3회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당일날 개최하는 본 이사회 전에 사전 세션을 운영하고 있다"며 "소위원회별로 담당 부서 임원의 정보 보고와 사외이사들의 질문 및 담당자 답변 시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본 이사회가 끝나면 경영진과 이사진의 별도 간담회가 열린다"고 덧붙였다.

현상균 부사장은 자산운용업계 종사자의 입장에서 상법 개정과 기대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현 부사장은 "기업의 밸류업과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지배주주 이익과 소수주주 이익간 괴리가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충돌이 늘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이사회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용만 변호사는 이사회의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배 변호사는 "주주 대표 소송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이사회의 역할과 이사진의 담당 업무에 대해 현미경을 갖고 볼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이사회의 절차와 진행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게 중요해 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이규호 삼성바이오로직스 People센터장 부사장, 배용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그 외 현상균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사장 CIO가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에서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