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이사회에 막힌 SNT, 스맥 주총 후 ‘전략 재검토’

이사회 권한이 승패 좌우…SNT, 지분 우위에도 이사회 진입 실패

임효진 기자

2026-04-02 07:38:46

스맥 경영권 분쟁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일단락됐다. 승패를 가른 것은 표 대결이 아닌 안건 설계였다. SNT홀딩스는 지분 우위를 확보하고도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이번 사례는 지분 경쟁과 별개로 이사회 지배력이 승패를 좌우한 전형적 사례로 꼽힌다. 기존 경영진은 이사회 권한을 기반으로 주총 결과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냈다.

SNT홀딩스 측은 결과에 사실상 승복하면서 전략 재검토에 들어갔다. SNT홀딩스는 지난해 장내 매수를 통해 스맥 지분 20.2%를 확보한 뒤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다. 올해 들어서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을 하고 이사회 후보를 직접 추천하는 등 경영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열린 스맥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한재연 BnH세무법인 회장, 박천홍 전 한국기계연구원장, 윤갑석 신진엠텍 고문 등이 선임됐다. 김영빈 법무법인 승본 대표변호사는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를 맡게 됐다. 모두 스맥이 제안한 인물들이었다.

SNT홀딩스이 제안한 안건들은 단 한건도 통과되지 않았다. SNT홀딩스는 이번 주총에서 자사의 김현수 상무이사·홍헌표 미등기이사와이병완 SNT로보틱스 대표이사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조용호 변호사의 이름을 올렸다.


결과가 이렇게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이사 선임 구조였다. 스맥 측이 제안한 후보들이 먼저 가결되면서 정원이 채워졌다. 이후 SNT 측 후보들은 투표 자체가 진행되지 못한 채 자동폐기됐다. 표 대결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이사회 권한 구조에서 비롯됐다. 주주제안을 통해 후보를 올릴 수는 있지만 안건의 순서와 구성은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한 이사회가 결정한다. 이번에도 스맥 이사회가 자사 측 후보를 선순위에 배치하면서 결과적으로 후순위에 놓인 SNT 측 후보들은 표결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이는 관행적인 방식이다. 선순위 안건이 가결될 경우 후순위 안건이 자동으로 폐기되는 구조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빈번하게 활용되는 방식이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안건을 설계하는 구조에서 기존 경영진이 이사회 과반을 유지하는 한 결과는 사실상 사전에 결정된다.

향후 변수는 SNT의 선택이다. 지분을 유지하며 추가 확보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전면 철수할 것인지 따라 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로서는 주총 이후 뚜렷한 대응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전략 재정비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SNT는 이번 결과에 대해 신중히 검토 중이다. 지분 유지, 추가 확보, 혹은 일부 정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SNT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주총 이전 제기했던 이사회 의사록 열람 소송도 변수로 거론되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SNT홀딩스는 이사회 의사록 열람을 요구하며 법원으로부터 승인까지 받아냈다. 그러나 이사회의 안건 배치 권한은 법적으로 허용된 권한인 만큼 이를 근거로 주총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분이 아니라 이사회 지배력이 승패를 가른 전형적인 사례”라며 “SNT가 최대주주가 됐지만 지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