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 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본다.
의결권 자문사로부터 재선임 권고 반대 의견을 받았던 아이에스동서 사외이사가 임기 도중 물러났다. 그 후임에 유사한 경력을 지닌 사외이사가 선임되어 눈길을 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오은경 세종대 음악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그와 함께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역시 3년이다.
아이에스동서 오은경 사외이사
오은경 사외이사(사진)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 음악대 성악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맨하탄 음대에서 석사학위를, 뉴욕주립 대학교(SUNY) 스토니브룩 캠퍼스에서 박사학위(D.M.A)를 받았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세종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이 밖에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의 이사직을 2009년부터 맡고 있으며 2021~22년 동안 한국경제문화연구원 문화예술진흥위원장도 역임했다.
그는 강혜정 전 사외이사의 후임이다. 강혜정 전 사외이사 역시 음악가다. 1978년생으로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미국 메네스 음대(Mannes college of music) 석사 및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22년 3월에 아이에스동서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됐다.
강혜정 전 사외이사는 임기 도중인 올해 3월 자진사임했다. 그는 2025년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되면서 임기가 3년 연장됐다.
이에 앞서 2025년 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자문사가 강혜정 전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반대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2025년 3월 아이에스동서의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냄과 동시에 강혜정 전 사외이사의 재선임 건도 반대했다.
그 이유는 이사회 출석률 저조 등이다. CGCG는 “강혜정 후보는 2022년 3월부터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데 지난 임기 동안 이사회 참석률이 낮은 편”이라며 “이사회 참석률이 75% 이하일 경우 충실의무 소홀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에스동서의 2024년 지배구조보고서를 보면 강혜정 전 사외이사의 출석률은 2022년 54%, 2023년 67%, 2024년 100%로 3년 평균 74%였다. 이는 사내이사이자 오너인 권민석 부회장(3년 평균 58%)을 제외하면 이사회 내에서 가장 낮은 수치였다.
결국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권고를 받았으나 재선임된 사외이사가 임기 2년을 남기고 물러남과 동시에 또다시 동일 업계 출신의 사외이사가 그 후임자로 오게 된 것이다.
◇ 음악가 사외이사 선임, 브랜드 마케팅과 ESG 동시 포석
아이에스동서는 음악가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이유를 두고 ESG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전현직 사외이사들은 교수 활동과 동시에 음악을 통한 봉사와 자선 사업에도 활발히 임하고 있다. 오은경 사외이사가 속한 하나를위한음악재단 역시 어린이들에게 음악 교육과 봉사를 제공하는 재단이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오은경 교수는 음악가로 유명하지만 자선음악회 등 국제적으로 사회공헌활동도 왕성히 하고 있어 사회공헌활동 전문가로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아이에스동서의 브랜드 역시 음악과 접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에스동서의 대표 아파트 브랜드는 ‘에일린의 뜰’이다. 에일린(Eileen)은 아일랜드 성씨로 ‘작은 새’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에일린의 뜰은 아파트 내에 음악활동 공간을 마련하는 경우가 있으며 대구오페라하우스와는 긴밀한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아이에스동서 그룹의 장학재단인 문암장학문화재단 역시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음악계열 소득계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한 적이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오은경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세종대 음악과 교수이자 성악가로서 축적한 학문적·실무적 전문성과 함께 한국경제문화연구원 문화예술진흥위원장으로서의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 분야 전반에 대한 폭넓은 식견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문화·사회적 가치가 중장기 경영 전략과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의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의사결정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