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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집단 규제 리뷰

순증·순감, LT·희성 엇갈린 순차입 흐름

[희성그룹]희성전자·촉매, 순익 확대 속 현금축적…LT메탈, 지분 매입에 차입 최대

김동현 기자

2026-05-15 16:26:26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은 102곳으로 지난해보다 10곳 늘었다. K-뷰티와 K-푸드, 방산, 증권·플랫폼 산업 성장세가 반영된 결과다. 굵직한 M&A도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기획에서는 2026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바탕으로 그룹별 재무 체력 변화, M&A와 신사업 전략, 그리고 지배구조 개편 흐름을 짚어본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희성그룹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희성전자·촉매와 구본식 LT그룹 회장의 LT메탈·소재·정밀 등 두 축으로 운영된다. 두 형제 경영인이 아직 계열분리를 하지 않아 희성그룹과 그룹 내 LT그룹이 별도 경영 체제를 꾸리고 있다. 양 측 모두 차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각사를 운영했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LT그룹의 순차입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희성그룹은 수익성 확대를 기반으로 순현금 상태를 이어갔다.

지난해 희성 주요 계열사의 차입금의존도(이하 별도 기준)를 집계한 결과 희성그룹과 LT그룹의 차입금의존도 비중은 극명하게 갈렸다. 희성전자와 희성촉매의 차입금의존도는 0~0.1%에 불과해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보였다. LT그룹 사업회사 4곳의 경우 차입금의존도는 모두 두자릿수 비중을 기록했다. LT삼보·소재·정밀 차입금의존도는 10%대 수준이었으나 LT메탈은 35.5%로 집계 대상 회사 중 가장 높은 차입금의존도를 나타냈다.

희성그룹 계열사 2곳은 최근 4년간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금보다 많은 순현금(마이너스 순차입금) 상태를 유지 중이다. 2022년 1707억원이던 희성전자 순현금은 지난해 7184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현금성자산이 꾸준히 증가해 넘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같은 기간 희성촉매는 현금성자산의 증감에 따라 변동은 있었으나 4년 연속 순현금 상태를 유지했다. 지난해 희성촉매의 순현금액은 438억원이었다.

이들 두 회사의 유동성 확보 기반에는 안정적인 수익성이 있다. 순현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희성전자는 2023년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당기순이익이 최근 2년 연속 20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나며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희성촉매 역시 이 기간 1500억원 내외의 순이익을 내며 순현금 상태를 유지했다.


희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으로 LG디스플레이를 핵심 고객사로 둔 곳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시장 위축으로 본업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으나 배당금수익과 같은 본업 외에서 이익을 거두고 있다. 희성전자 해외법인, 희성촉매, 희성화학 등 자회사가 올려보내는 배당금수익만 연간 2500억원을 웃돈다. 희성촉매는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고를 올리며 그룹 내 최대 매출처 역할을 하고 있다.

희성그룹과 달리 LT 소속의 계열사는 지난해 차입 부담이 큰폭으로 올라갔다. LT그룹 4개사의 합산 순차입금은 1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4개사 중 LT삼보만 유일하게 지난해 순현금 상태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나 LT메탈, LT정밀은 순차입 규모가 순증했다. LT소재는 순차입금을 일부 축소하며 차입금의존도가 전년 대비 1.2%p 내려갔다.

LT그룹 합산 총차입금의 순증을 이끈 회사는 LT메탈이다. LT메탈의 순차입금은 2024년 133억원에서 지난해 1687억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LT메탈은 지난해 주주사였던 일본 다나까귀금속공업의 지분 45%를 900억원에 매입·소각하며 재무활동에서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주식 매입·소각을 위해 자금이 필요했던 만큼 차입을 통해 이를 해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LT그룹 지주사 LT는 LT메탈의 차입금에 대한 연대보증을 통해 자금 확보를 지원한 바 있다. LT의 LT메탈 차입 연대보증 금액은 총 1080억원이었다. LT메탈이 다나까귀금속공업의 지분을 모두 매입·소각하면서 이 회사는 LT의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LT메탈의 차입 부담이 많이 증가했으나 그 존재감만큼은 그룹 내에서 가장 높다. LT 사업회사 4곳 중 유일하게 매출 1조원이 넘을 뿐 아니라 꾸준한 배당을 통해 지주사에 현금을 올려보내는 회사다. 지난해 LT메탈의 매출액은 1조6239억원으로 LT그룹을 넘어 희성그룹을 포함한 전체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높은 매출고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