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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홀딩스, 애경케미칼에 고준 대표 급파…체질개선 미션

전략기획실 거친 재무통…첨단소재 중심 체질 주문

조은아 기자

2026-06-30 08:16:47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의 고준 대표이사가 애경케미칼 사내이사로 합류한다. 그룹 전략을 총괄하는 지주사 대표가 핵심 사업회사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다. 범용 석유화학에서 첨단 소재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전환하고 있는 애경케미칼을 그룹 차원에서 보다 밀착 지원하려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기타비상무, 애경케미칼은 사내이사

애경케미칼은 다음달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고준 AK홀딩스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임기는 3년이다.

고 대표는 현재 AK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AK플라자 대표, AK홀딩스 전략기획팀장 등을 역임했다. 글로벌 임원 서치 전문사인 러셀레이놀즈(Russell Reynolds)와 콘페리(Korn Ferry)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그룹 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담당해온 전략기획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인사는 애경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도 눈에 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제주항공에서는 AK홀딩스의 전략기획부문장인 정석 부문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주사 핵심 임원이 자회사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는 건 흔한 일이다.

반면 지주사 대표가 자회사 사내이사를 맡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룹 전략과 사업회사 경영을 보다 긴밀하게 연결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항공과 케미컬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일정 부분 관여하는 의미로 봐달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결정된 것은 사내이사 선임뿐"이라며 "고 대표가 회사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페셜티 소재 전환…재무통 대표에 전략 기능 보강

고 대표의 합류는 애경케미칼이 추진 중인 사업 체질 전환과도 맞물린다. 애경케미칼은 최근 범용 석유화학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첨단·친환경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업황 변동성이 큰 범용 화학제품 비중을 낮춰 수익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소재를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TPC(테레프탈로일 클로라이드)다. 애경케미칼은 올해 1분기 울산공장에 TPC 생산설비를 준공했다. TPC는 방탄복과 항공우주 소재 등에 사용되는 아라미드 섬유의 핵심 원료다. 최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광케이블 수요 증가와 방산 시장 성장으로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회사는 전주공장에서 나트륨이온배터리(SIB)용 하드카본 음극재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국 국제배터리박람회(CIBF)에 참가해 하드카본을 비롯한 배터리 소재를 선보이며 글로벌 고객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인사는 최근 단행된 대표이사 교체와도 맞물린다. 애경케미칼은 지난 5월 표경원 전 대표 후임으로 김성완 대표를 선임했다. 회사 출범 당시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온 내부 인사를 대표로 발탁하며 경영의 연속성을 택했다. 재무와 내부 관리에 강점을 가진 인물을 전면에 배치한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고 대표의 합류는 사업 전략과 기획 기능을 보완하려는 성격도 엿보인다. 김 대표가 사업 운영과 재무를 맡고, 고 대표가 그룹 차원의 사업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같은 시기 애경케미칼은 사외이사인 주성도 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며 이사회 독립성도 강화했다. 대표이사가 맡아오던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넘긴 데 이어 지주사 대표까지 이사회에 합류시키면서 경영과 견제, 그룹 전략을 각각 분담하는 체제로 이사회를 재편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