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인터내셔널이 지난해 3월31일 이사회를 재편하며 사외이사 5명을 한꺼번에 선임했다. 같은 날 창업주의 부인인 박춘희 명예회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008년 이후 17년 가까이 이사회를 지켜온 오너가 인사가 사외이사 대거 선임과 같은 날 퇴장한 셈이다. IPO 추진을 앞두고 지배구조를 정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상반기 IPO를 위한 예심청구를 추진했다가 연기한 바 있다.
◇17년 재직 이사, 임기 1년6개월 남기고 조기 퇴진
박춘희 명예회장은 2008년 9월30일 중임 기록부터 확인되며 이후 2011년, 2014년, 2017년, 2020년, 2023년까지 여섯 차례 중임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사임 시점이다. 박 명예회장의 마지막 중임은 2023년 9월30일로, 3년 임기라면 2026년 9월까지 재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사임은 2025년 3월31일에 이뤄졌다. 임기를 1년6개월가량 남겨둔 시점의 조기 퇴진이다.
같은 날 서종대 전무도 감사직에서 사임했다. 2023년 취임한 지 2년 만이었다. 그는 대명소노그룹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인물이다. 대명레저산업 자금관리 팀장, 소노호텔앤리조트 경주 총지배인, 경영지원 상무, 소노인터내셔널 재무총괄 전무 등을 거쳤다.
박 명예회장의 퇴진은 오너 일가가 등기임원 지위에서 순차적으로 발을 빼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오너 2세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은 2010년 11월 사내이사로 처음 등기된 뒤 2019년 10월 대표이사에 올랐지만 이듬해인 2020년 8월31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에도 사내이사 지위는 유지해 2022년, 2025년 두 차례 더 중임했다. 대표이사라는 집행 권한은 내려놓되 이사회 구성원 자격은 남겨두는 방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대표이사 자리는 전문경영인들이 번갈아 맡아왔다. 2014년 안영혁 대표이사 취임 이후 최주영(2017년), 민병소(2021년), 유태완(2021년), 김정훈(2022년), 이광수(2023년), 권광수(2025년) 순으로 대표이사가 5차례 이상 교체됐다. 평균 재임 기간은 1~2년 남짓으로 짧은 편이다. 반면 오너가 이사인 서준혁 회장과 박춘희 명예회장은 각각 15년, 17년 가까이 이사회 자리를 지켰다
가장 최근 사례는 권광수 전 대표이사(시니어웨이브부문)다. 그는 지난해 3월31일 사외이사 5명과 같은 날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취임했지만, 지난달 17일 사임했다. 취임 1년3개월여 만이다. 사내이사가 4명에서 3명으로 줄면서 이사회 전체 인원은 9명에서 8명으로 축소됐다. 사외이사 비중은 55.6%에서 62.5%로 높아졌다. 현재 사내이사는 서준혁 회장과 이광수·이병천 각자대표 3명만 남았다.
◇사외이사 5인, 지난해 IPO 본격화와 동시에 선임
박 명예회장이 이사회에서 물러난 2025년 3월 소노인터내셔널은 한번에 위설향 회계법인 서본 대표이사, 이병한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 이세정 전 한유에너지 대표이사, 이순우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병원 이사장(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채희율 경기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등 사외이사 5명이 동시에 선임됐다. 이들은 전원 감사위원을 겸직한다.
사외이사진의 전문성 구성을 보면 회계(위설향), 법률(이병한), 에너지산업 경영(이세정), 금융지주 경영(이순우), 경제학(채희율) 등으로 분야가 고르게 분산돼 있다. 이 중 채희율 교수와 이순우 이사장은 2013~2014년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서 각각 사외이사와 회장으로 손발을 맞췄던 인연이 있다. 성별 다양성 측면에서는 위설향 이사가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다.
이사회 내 위원회도 신설됐다. 상법상 의무 설치
대상인 감사위원회,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외에 투명경영위원회, 투자심의위원회를 별도로 뒀다. 투자경영위원장은 이병천 대표, 감사위원장은 위설향 사외이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은 이세정 사외이사, 투명경영위원장은 채희율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공동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다. 지난해 매출 9688억원, 영업이익 248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6월 예심을 청구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연기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작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티웨이항공과 기업결합을 승인받고 연결 자회로 편입했다. 티웨이항공이 자본잠식에 빠져있어 자본 확충과 재무구조를 정리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