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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인터뷰

최철 KB증권 이사회의장 "소비자 보호도 의제로 올린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 근무 이력 …임직원 성과 등에 전문적 의견 제시

허인혜 기자

2026-08-10 15:57:41

최철 KB증권 이사회 의장·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KB증권이 독립이사의 판단에 필요한 정보와 설명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가 질의가 생기면 담당 실무진이 근무지까지 직접 찾아와 설명하고 중요 사안은 정식 이사회에 앞서 독립이사들만 별도로 검토한다.

충분한 정보 제공은 실제 안건 심의로 이어졌다. 회사가 상정한 안건에서 독립이사가 서로 맞지 않는 조건을 발견해 현장에서 보완한 뒤 의결한 사례도 있었다. 표결 결과가 찬성이더라도 집행 과정에서 지켜야 할 조건과 추가 검토 사항을 함께 제시한다는 설명이다.

최 의장은 올해 1월 금융소비자 분야 전문가로 KB증권 이사회에 합류했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부서와 금융당국 자문, 학계 연구를 거쳐 금융회사 독립이사를 처음 맡았다. 이사회 운영과 함께 소비자보호 조직과 임직원 성과평가, AI를 활용한 고객관리 등 자신의 전문 분야에도 의견을 내고 있다.

◇"질문하면 직접 찾아와 설명…독립이사만 사전 논의도"

독립이사의 판단에는 충분한 정보가 전제돼야 한다. KB증권은 이사회와 산하 위원회를 앞두고 안건의 핵심을 압축한 요약본과 세부 자료를 함께 제공한다. 별첨과 부록을 통해 안건의 근거와 산정 방식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최 의장(사진)은 "안건과 자료를 개요서(Executive summary) 등을 통해 상당히 명확하게 요약하면서도 원하는 내용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상세자료를 세밀하게 제공한다"며 "실제로 독립이사의 질의사항이 있으면 실무진이 언제든지 근무지까지 직접 찾아와 설명했다"고 말했다.

중요한 사안은 정식 이사회에 앞서 독립이사들만 별도로 살펴보기도 한다. 최 의장은 "중요한 사안은 독립이사들만 따로 모여 미리 논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며 "이사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지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독립이사 활동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확인한 것도 회사로부터의 독립성이었다. 금융회사에서 보수를 받는 독립이사가 결국 해당 기업 입장을 대변할 것이라는 시각과 달리 실제 KB증권에서는 특정 결론이나 발언 방향을 요구받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독립이사가 금융기관에 매여 그쪽에 편향된 의견을 내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독립이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독립성과 객관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B증권에 종속되거나 매여 있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건 그대로 수용하지 않아…조건 보완해 의결"

충분한 자료와 사전 논의는 실제 의결 과정에도 반영됐다. 최 의장은 주요 거래 안건에서 서로 연동된 조건이 맞지 않는 부분을 다른 독립이사가 발견한 사례를 소개했다.

해당 지적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회사가 제출한 안건을 그대로 가결하지 않고 현장에서 조건을 수정한 뒤 의결했다. 그는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이 100% 그대로 통과되는 것은 아니다"며 "실무진이 놓친 부분을 이사가 발견하면 조건을 보완하고 수정해 의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건 자체에는 찬성하더라도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별도로 짚는다.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측면에서 지켜야 할 사항을 경영진에 주문하고 이를 회의록에 남기는 방식이다.

최 의장은 "그냥 찬성하고 넘어가는 게 아니다"며 "시행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짚고 대응을 촉구하는 의견을 안건마다 세세하게 더한다"고 부연했다.

의장의 역할 역시 자신의 의견을 앞세우기보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이사들의 의견을 논의와 의결에 반영하는 데 있다고 봤다. 그는 "의장은 회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필요한 안건이 제대로 상정되도록 책임지는 자리"라며 "독립이사들이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소비자보호 KPI 확대…고객 최선 이익과 성장 함께 가야"

최 의장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소비자보호도 이사회가 살펴야 할 경영 의제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법적으로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위원회 외에 소비자보호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임직원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소비자보호 항목의 비중도 확대했다.

그는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면서도 임직원이 이를 실천할 유인이 없다면 말에 그칠 수 있다"며 "올해 들어 소비자보호와 관련한 KPI 비중이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점에서 회사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에서는 고객별 특성을 보다 세밀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투자 경험과 자금력, 금융상품 이해 수준 등이 다른 만큼 같은 상품과 정보를 일률적으로 제공해서는 실질적인 소비자보호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 의장은 "고객들은 모두 같은 고객이 아니다"며 "투자 경험과 자금력, 금융정보를 이해하는 수준에 따라 유형을 세분화하고 각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과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AI는 고객 분류와 내부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정보보안과 전산장애 위험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통해 내부 관리와 소비자보호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지만 보안과 전산사고 위험에도 충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품 판매 이후의 관리도 중요하게 봤다. 특히 개인연금처럼 장기간 운용되는 상품은 금융회사가 먼저 고객에게 현재 자산 상태와 수익률을 알려주고 새로운 금융 수요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 의장은 "고객이 금융회사에서 잊힌 고객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상품을 더 팔기 위한 부당한 권유가 아니라 고객이 현재 자산 상태를 확인하고 놓친 기회를 다시 살펴볼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잘되고 금융기관도 잘되는 윈윈 구조가 가장 지속 가능하다"며 "회사의 이익과 고객의 이익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