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신동빈 시대'가 개막한 이후 거버넌스 혁신에 오래 공들여왔다. 실제로 500개 상장기업의 이사회를 평가해보니 계열사 대부분이 100위 안에 들면서 10대그룹 위신을 지켰다. 다만 10위권에는 1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데다, 그룹 간판과 다름없는
롯데케미칼이 간신히 계열 내 꼴찌를 면했다.
◇롯데케미칼, 계열 내 경영성과 '최하위'
theBoard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 결과에 따르면 롯데그룹에서 9개 계열사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으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EM)을 제외한 8개 계열사가 전부 상위 100위 안쪽을 사수했다.
이중 총자산이 가장 많은 계열사는
롯데케미칼이다. 작년 9월 말 연결기준 34조4870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역시
롯데케미칼이 2조6000억원 수준으로 그룹 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의 자산규모를 보면
롯데쇼핑(30조9190억원),
롯데지주(22조9509억원),
롯데렌탈(6조9150억원),
롯데칠성음료(4조3619억원),
롯데웰푸드(4조3163억원),
롯데정밀화학(2조7801억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2조3567억원),
롯데이노베이트(8820억원) 순이다.
롯데케미칼이 그룹의 핵심인 셈이지만 이사회 운영에선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255점 만점에 159점을 받으면서 500개 기업 가운데 89위, 롯데그룹의 9개 계열사 중에선 8위에 그쳤다. 오히려 자산 1조원이 안되는
롯데이노베이트가 롯데 계열 1위를 차지했다.
평가에서
롯데케미칼이 가장 부진했던 분야는 경영성과다. theBoard는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동지표를 기준으로 이사회를 분석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경영성과에서 55점 만점에 19점을 받아 계열사 최하위였다. 영업손익이 적자행진 중일뿐 아니라 차입금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보니 득점이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경영성과만 탓하기도 어렵다. 견제기능(7위)과 참여도(7위), 평가개선프로세스(8위) 등이 모두 그룹 내 하위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사회나 개별 이사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는 점,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열지 않는 점, 감사위원회 회의가 연간 4회 수준에 불과한 점 등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롯데케미칼과 그룹 양대축을 이루고 있는
롯데쇼핑의 경우 어느정도 체면치레를 했다. 총점 173점으로 계열 내 3위, 전체 순위 40위에 올랐다. 다만 유통업종에선
BGF리테일(22위),
GS리테일(38위) 등 편의점업체들이 더 규모가 큰
롯데쇼핑보다 선전했다.
현대홈쇼핑 역시 자산규모가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GS리테일과 공동 38위로
롯데쇼핑보다 순위가 높았다.
◇'막내' 롯데이노베이트 1등…롯데EM은 400위 밖으로
이밖에 롯데 계열 1위에 오른
롯데이노베이트는 총점이 189점으로 집계됐다. 참여도와 견제기능,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에서 모두 계열 내 최고점을 받았다. IT·서비스 업종별로 봐도 수위권이다. 삼성SDS(197점)와
KT(193점), 네이버(190점) 다음으로 높다.
롯데정밀화학은 총점 177점으로 그룹 내 2위, 전체 29위로 평가됐으며 6개 지표 전반적으로 무난한 점수를 나타냈다. 구성(8위)을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계열 5위 안에 들었다. 특히 경영성과 점수(34점)가 9개 계열사 중 두 번째로 좋았다.
공동 4위를 한
롯데칠성과
롯데렌탈은 총점이 나란히 171점으로 매겨졌다. 구체적으로 구성과 견제기능,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대부분의 지표는
롯데칠성이 앞섰다. 하지만 참여도 점수에서
롯데렌탈이 36점을 받은 반면
롯데칠성은 28점에 그쳐 점수차가 좁혀지면서 동점이 됐다.
5위는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차지했다. 6개 지표 전반적으로 평균 3~4점대 평점을 받아 양호했으나 경영성과 점수가 빴다. 21점으로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점수다. 주가와 실적 부진이 계속된 이유가 컸다.
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9위)의 경우 다른 계열사들보다 현저히 저득점했다. 롯데그룹에서 ㅇ 일하게 100위권 밖으로 밀렸을 뿐 아니라 40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이 회사의 별도 자산규모가 2조원을 밑돌아 상법상 관련 의무가 가볍다는 점을 감안해도 부진한 성적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3년 3월 롯데그룹이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하지만 거버넌스(Governance)에 있어선 아직 그룹 기준을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6개 지표에서 1~2점대의 낮은 평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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