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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비상무이사 활용법

하나금융, 은행·증권에만 지주 핵심 임원 배치

은행엔 CFO 고정, 증권엔 전략라인 순환… KB·신한과 대조

조은아 기자

2026-08-03 09:49:15

편집자주

상법상 등기 임원은 사내이사, 독립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나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와 독립이사 중간에 위치한 이사회 구성원이다. 비상근 이사지만, 법률상 결격 요건 규정은 없다. 국내 재계에선 여러 계열사 이사회를 겸직하는 임원이나 재무적 투자자(FI)가 선임한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인 경우가 많다. 전문 경영인에게 대표이사를 맡긴 오너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만 챙기기도 한다. theBoard는 주요 기업 기타비상무이사 면면과 역할을 조명한다.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 가운데 하나은행하나증권 두 곳에만 지주 임원을 기타비상무이사로 보내고 있다. KB금융이 주요 비은행 자회사에, 신한금융이 사실상 모든 자회사에 지주 인력을 배치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하나은행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하나증권에는 그룹 전략 담당자나 경영지원실장을 보내는 선임 원칙을 이어왔다.

◇인물 바뀌어도 지주 CFO…직책 따라 이어진 하나은행 자리

하나은행 기타비상무이사는 사실상 지주 CFO의 자리다. 최근 10여 년간 담당자는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선임 당시 모두 지주에서 재무를 총괄했다.

곽철승 전 부사장은 지주 CFO를 맡고 있던 2016년 하나은행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2018년까지 이사회에 참여했다. 2019년에는 이승열 전 하나은행장이 지주 CFO로서 자리를 넘겨받았고, 2020년에는 이후승 당시 지주 CFO가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랐다.

현재 자리를 맡고 있는 박종무 재무부문장(부사장)도 마찬가지다. 박 부사장은 2023년 지주 CFO에 오른 뒤 하나은행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올해까지 4년째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하나은행 재무기획부장과 하나증권 CFO 등을 거쳐 은행과 비은행의 재무 업무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지주 CFO는 그룹 전체의 재무전략과 자본정책을 총괄한다. 그룹 자본을 어느 자회사에 얼마나 배분할지 결정하고 자본비율과 손익, 주주환원 여력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하나은행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면 지주의 재무정책을 전달하는 동시에 은행의 자본과 손익 현황을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살필 수 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현재 지주 CFO를 은행 기타비상무이사로 보내는 곳은 하나금융뿐이다. KB국민은행우리은행은 지주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지 않는다. 신한은행에는 재무 담당이 아닌 이인균 운영부문장(COO)이 참여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그룹 운영과 조직 관리의 연결에 무게를 뒀다면 하나금융은 재무에 방점을 찍었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하나증권은 전략·회장 보좌라인…그룹 내 중요도 반영

하나은행을 제외하면 하나금융 자회사 가운데 지주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는 곳은 하나증권이 유일하다. 그룹 내 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하나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대표해 온 자회사다.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를 바꾸려면 하나증권의 성장이 필요한 만큼 지주 차원에서도 사업 방향과 위험관리를 함께 살필 필요성이 크다.

하나증권의 배치 방식은 하나은행보다 유연하다. 하나은행 자리가 지주 CFO라는 특정 직책에 묶여 있다면 하나증권에는 그룹 전략 담당자와 경영지원실장이 번갈아 선임돼 왔다. 직책은 달랐지만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과 가까운 인물을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10년간 흐름을 보면 2016년 당시 그룹전략총괄이었던 장경훈 전 하나카드 사장이 자리를 맡았다. 이듬해에는 권길주 당시 경영지원실장이 이어받았고, 2019년과 2020년에는 김희대 경영지원실장이 이사회에 참여했다. 2022년 양재혁 그룹전략총괄이 선임되면서 다시 전략 담당자가 하나증권 이사회에 합류했다.

하나금융의 경영지원실장은 일반적인 지원 조직 책임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회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그룹의 주요 현안을 조율하는 사실상의 비서실장 역할을 한다. 하나증권에는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짜는 인물뿐 아니라 회장의 경영 방향과 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도 번갈아 보낸 셈이다.

장경훈 전 사장과 권길주 전 사장은 하나증권 기타비상무이사를 거친 뒤 하나카드 대표를 맡았다. 기타비상무이사 경험이 대표 선임의 직접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지주 핵심 임원이 자회사의 사업과 재무구조를 살펴보는 기회로 활용됐다는 점은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는 전략 라인이 다시 자리를 맡고 있다. 남호식 상무는 지난해 전략본부장으로서 하나증권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으며 올해 전략부문장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그는 하나증권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박종무 부사장 역시 하나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평가보상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두 지주 임원이 자회사 경영진의 선임과 평가·보상에 공통으로 관여하되, 하나증권에서는 전략부문장이 위험관리까지 함께 살피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