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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비상무이사 활용법

KB금융, '재무·전략' 투톱 체제 유지…임원 활용은 확대

CFO·CSO가 핵심 4곳 나눠 맡아, 인사·IR 등 자회사별 맞춤 배치

조은아 기자

2026-07-31 09:49:07

편집자주

상법상 등기 임원은 사내이사, 독립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나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와 독립이사 중간에 위치한 이사회 구성원이다. 비상근 이사지만, 법률상 결격 요건 규정은 없다. 국내 재계에선 여러 계열사 이사회를 겸직하는 임원이나 재무적 투자자(FI)가 선임한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인 경우가 많다. 전문 경영인에게 대표이사를 맡긴 오너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만 챙기기도 한다. theBoard는 주요 기업 기타비상무이사 면면과 역할을 조명한다.
KB금융지주는 오랫동안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주요 비은행 자회사의 기타비상무이사로 활용해 왔다. CFO는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 CSO는 KB증권과 KB라이프를 맡는 방식이다. 지주 경영의 핵심인 재무와 전략 부문 수장이 네 곳의 자회사 이사회를 나눠 연결해 온 셈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도 참여 임원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CFO·CSO 중심의 뼈대는 유지하되 일부 자회사에는 인사(HR)와 IR 등 다른 분야의 임원을 배치해 자회사 특성과 임원 육성 필요성을 함께 반영하는 모습이다.

◇손보·카드는 CFO, 증권·생보는 CSO '오랜 공식'

KB금융의 기타비상무이사 운영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CFO와 CSO의 역할 분담이다. 두 사람은 지주에서 회장을 보좌하는 '투톱'으로 꼽힌다. CFO가 그룹 재무와 자본관리를 맡는다면 CSO는 중장기 전략과 신사업, 계열사 간 시너지 등을 책임진다.

KB금융은 윤종규 전 회장 체제 이후 CFO와 CSO를 분리해 운영해 왔다. 두 역할의 성격이 명확한 데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서 재무와 전략 부문의 중요성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M&A)과 신사업은 전략 부문이 주도하고, 재무 부문은 자금 조달과 자본 배분 등을 지원하는 구조다.

CFO가 손해보험과 카드를 맡은 데에는 자본과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험과 카드 모두 자본 적정성과 조달 구조, 수익성 관리가 경영의 핵심이다. 지주 CFO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자회사의 재무 현안을 점검하고 그룹 차원의 자본관리 방향을 전달할 수 있다.

CSO는 증권과 생명보험을 담당해 왔다. KB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두 회사는 그룹 전략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었다. 전략 부문은 그룹의 경영 방향을 수립하는 동시에 두 개 이상의 계열사가 참여하는 협업 과제를 발굴하고 조율하는 역할도 맡는다.


◇'2명이 4곳'에서 임원풀 확대…KB라이프는 변화 잦아

변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다. KB금융은 CFO와 CSO가 주요 자회사 네 곳을 두 곳씩 나눠 맡던 관행에서 벗어나 네 명의 지주 임원을 각각 배치했다.

KB손해보험에는 나상록 CFO, KB증권에는 박영준 당시 CSO를 선임해 기존 공식을 유지했다. 반면 KB국민카드에는 당시 최고인사책임자(CHO), KB라이프에는 당시 IR본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주요 자회사 네 곳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네 명이 각각 한 곳씩 맡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특정 임원에게 집중됐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자회사 이사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임원층을 넓히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지주와 자회사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개인에게는 자회사의 사업과 재무구조, 주요 경영 현안을 이해하는 경영 수업의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 기타비상무이사 경험은 자회사 경영진으로 이동하는 경로로도 이어졌다. 김재관 대표는 지주 CFO 재직 당시 KB국민카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은 뒤 2025년 KB국민카드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동철 전 부회장과 이창권 전 대표도 CSO를 거쳐 KB국민카드 대표를 맡았다. 기타비상무이사 경험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맡기 전 준비 과정으로 활용된 셈이다.

올해는 다시 CFO가 두 곳을 맡게 됐지만 과거 구조로 완전히 회귀한 것은 아니다. 나상록 CFO는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를 함께 담당하지만, 조영서 CSO는 KB증권 한 곳에만 참여한다. KB라이프에는 주동욱 HR 담당 상무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특히 KB라이프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배치되는 인물의 변화가 잦다. 2024년에는 CSO, 지난해에는 IR본부장, 올해는 HR 담당 임원이 차례로 이사회에 참여했다. 특정 직책에 고정하기보다 해마다 필요한 분야의 임원을 배치하는 자리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다른 자회사에서는 업무 연관성을 고려한 배치가 더욱 뚜렷하다. KB자산운용 기타비상무이사는 지난해부터 지주 보험 담당 임원이 맡고 있다. KB캐피탈에는 지주사 재무기획부장이 참여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의 업종과 현안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지주 임원을 연결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