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는 2022년까지 약 10년 동안 조선업 다운사이클을 겪으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누적된 적자 탓에 배당금을 지급하기 어려웠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부터 배당이 없었다. 분할 이후 2019년 설립된
HD현대중공업도 비슷했다. 배당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동안 주주환원 가늠자 구실을 하는 배당 정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HD현대중공업이 그룹 지주회사 HD현대 차원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중장기 주주환원 예측가능성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HD현대중공업은 이달 1주당 2090원을 배당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총 1850억원 규모로 2019년 설립 이후 첫 배당이다.
조선 3사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실적 회복 속도가 가장 빨랐던 덕분이다.
HD현대중공업은 3사 중 유일하게 2023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1786억원), 순이익(247억원)을 동시에 달성했다. 지난해 이익 규모는 각각 6830억원, 4660억원으로 급증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처음으로 시장에 공개했다. HD현대 그룹의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정책을 마련했다. 2025~2027년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기록하겠다며 구체적인 숫자 목표를 제시했다.
주주환원율은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소각액을 더한 값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으로 나눠 산출한다. 순이익을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환원하는 비율을 뜻한다. 현금 배당 이외에 자사주 매입·소각을 검토할 방침을 세웠다.
HD현대중공업과 달리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우 중장기 배당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기업도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순이익 흑자를 달성했고 조선업황이 회복세에 있는 만큼 향후 주주환원 확대,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한 배당 정책 마련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다만 두 기업이 놓인 상황은
HD현대중공업과 다른 면이 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지난해 기준 각각 539억원, 525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결손금 상태로 재무구조가 여의치 않다.
삼성중공업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불확실한 경영에서 배당을 포함한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을 별도로 수립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화오션도 "2023년 12월 말 기준 결손금 상태로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고 언급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수년 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보고서에서 "최근 시황 개선에 따라 2023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고 앞으로도 실적 개선 폭이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비롯해 향후 계획을 수립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측도 조선업 시황 회복, 배당가능이익 확보 등 여러 요건이 해결되는 대로 장기적인 주주환원정책의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신사업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해 배당가능 여건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예정"이라며 "향후 배당 가능 여건이 마련되면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