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는 미국 은행보다 경영승계 절차 전반을 상세히 보고한다. 해외 모범사례를 벤치마크한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과 모범 관행이 자리 잡은 결과다. 미국 은행은 국내 금융지주보다 경영승계 절차를 조기에 시작해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충분한 기간을 두고 정한다.
국내 4대 금융지주와 미국 4대 은행은 이사회가 최소 연 1회 이상 경영 승계 계획을 검토한다. KB·신한·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화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회장 후보군 선발과 자격 요건 충족 여부 검증 내용을 연 1회 이상 이사회에 보고한다. 미국 주요 은행의 승계 계획 검토 주기는 JP모건·웰스 파고·씨티그룹이 연 1회,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연 2회 이상이다.
국내 금융지주가 미국 은행보다 승계 계획 마련·운영 투명성이 뛰어났다. 감독당국이 제정한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2014년),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지난해)을 반영해 경영승계 관련 내부 규정과 승계 절차 전반을 정비했기 때문이다.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은 선진 모범사례를 벤치마크해 기본 방향을 수립했다. 이사회가 연 1회 이상 CEO 승계 계획 등 적정성을 점검하도록 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추천위원회가 매년 CEO 승계 계획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씨티그룹 사례를 참고했다.
모범규준은 구체적인 승계 계획을 이사회가 마련하도록 했다.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공시도 모범규준을 계기로 도입했다. 금융사 지배구조 정책·내규에 반영한 내용과 작동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내 금융지주는 △승계 절차 개시 시점 △평가 기준 △후보군 압축 방식 등을 지배구조 보고서에 공개하지만, 미국 은행은 주주총회 위임장 설명서에 연간 경영 승계 관련 활동을 포괄적으로 기술한다.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은 경영승계 절차를 조기에 개시하는 원칙을 제시했다. CEO 임기 만료 시점부터 최소 90일 전 승계 절차를 개시해 충분한 후보 검토 기간을 확보하도록 권고했다. 과거 모범 규준은 CEO 추천·선임 절차가 30일이 되도록 유도했다.
올해 함영주 회장 연임(임기 3년)을 결정한
하나금융지주는 주총 4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회추위는 지난해 12월 후보군 12명(롱 리스트)을 선정한 뒤 최종 후보군을 5명(숏 리스트)으로 압축했다. 지난 1월 숏 리스트
대상 발표(PT), 심층 면접을 실시해 함 회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미국 은행 중에서는 씨티그룹이 비교적 최근 CEO를 교체했다. 2020년 씨티그룹 이사회는 기존 CEO 임기 만료 5개월 전에 차기 CEO를 지명했다. 씨티그룹은 그해 9월 마이클 코바트 CEO가 2021년 2월 퇴임할 계획이라는 소식과 함께 이사회가 제인 프레이저 Global Consumer Banking CEO(사장)를 후임자로 정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씨티그룹 이사회는 제인 프레이저 CEO가 사장으로 승진한 2019년부터 경영승계 과정을 준비했다. 2012년 씨티그룹 CEO에 오른 마이클 코바트 씨가 취임 7년 차에 접어들 때다. 씨티그룹은 이사회 내 지명·지배구조·공공 문제 위원회(Nomination, Governance and Public Affairs Committee)가 매년 고위 경영진 중 CEO 후보자를 추려 평가한다.
신한금융지주는 회추위를 설치한 뒤 통상 대표이사 회장 임기 만료 4개월 전에 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대표이사 회장 임기 만료 2개월 전까지 후보 추천에 관한 업무를 끝낸다.
신한금융지주는 2012년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그룹 경영승계 계획을 수립하고 문서화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