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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

메리츠화재, 경영성과에 못 미친 거버넌스 평점

[보험]경영성과 제외 주요 부문 중하위…구성·참여도 생·손보사 하위권

최은수 기자

2025-06-12 15:22:40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메리츠화재는 2010년 중후반 자동차보험 판매를 지양하고 장기인보험 점유율 경쟁을 주도하며 체급을 끌어올렸다. 중소형 손해보험사였던 메리츠화재는 도전에 성공하며 4개 사로 고착화됐던 상위 손보사 지형도를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빅5 체제로 바꿔냈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이사회 거버넌스는 아직 업계 중위권에 위치해 있었다. 메리츠화재의 이사회 평가 총점은 앞서 손해보험사 빅5 중 가장 낮았다. 경영성과는 업계를 넘어 금융사 최고 수준인 반면 구성·참여도 등 세부 지표는 전체 보험사 중 최하위권에 있었다.

◇'경영성과 만점'으로 입증한 메리츠화재의 메기 역할

theBoard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연차보고서)와 2024사업연도 사업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평가 대상은 자기자본 상위 15개 증권사를 비롯해 금융지주 8개사, 은행 13개사, 보험 17개사 등 금융사 53개사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사의 이사회를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부문에 걸쳐 평가했다.


그 결과 메리츠화재는 220점 만점에 144점을 기록했다. 100점 만점으로 이를 환산하면 65.5점이다. 국내 주요 보험사 17곳 가운데 8위에 해당하는 점수다. 총점 기준 1위인 KB손해보험과는 총점으론 31점, 7위인 현대해상과는 2점 차이를 보였다.

메리츠화재의 이사회 평가를 총점으로 보면 주요 보험사 기준 중상위권에 해당한다. 앞서 경영성과에서 최고득점을 획득했음에도 타 지표에선 전반적으로 평이하거나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메리츠화재는 17개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회 경영성과 부문에서 만점(5.0점)을 달성했다. 총주주수익률(TSR),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 최고점인 15점을 받았다. 지난해 2조273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71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덕분이다.

이사회 경영성과와 관련해 53개 금융사 전체로 시야를 넓혀도 경영성과에서 만점을 기록한 금융사는 메리츠화재와 광주은행 둘 뿐이다. 메리츠화재가 수익창출 영역에서는 보험업계 판도를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는 점을 이사회 평가 지표로도 미뤄 알 수 있었다.

◇경영성과 제외 타 지표는 중하위권, 적은 이사회 인원에 발목

다만 메리츠화재가 이사회 거버넌스 국면에서도 메기 역할을 해내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총점으로 이사회를 평가할 경우 주요 보험사 중 8위였다. 손해보험업권에서 경쟁하는 상위사 KB손해보험(1위) 삼성화재(2위) DB손해보험(5위) 현대해상(7위) 중 가장 순위가 낮았다. 중형사인 한화손해보험(3위), 재보험사인 코리안리(6위)에도 총점에서 밀렸다.


세부적으로 메리츠화재는 경영성과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모두 4점을 넘지 못했다. 이중 이사회 구성은 5점 만점에 2.8점으로 17개 보험사 중 최하위였다. 구성 지표에선 이사회 총원이 5명에 그쳐 효과적 토의와 활동을 위한 규모를 달성하지 못한 게 감점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이사회 총원이 적은 건 각 이사진이 적정 수 이상의 소위원회를 맡게되는 것으로도 연결됐다. 선임사외이사인 성현모 사외이사 경우 △감사위원회 △보수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4개의 소위원회를 맡고 있었다. 또 이사의 총 수가 적어 전문성을 고루 갖추지 못했고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가 없던 것도 감점 요인이었다.

참여도는 5점 만점에 평점 3.1점으로 코리안리(3.0점) 다음으로 점수가 낮았다. 메리츠화재가 참여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이사에 대한 교육과정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감사위원회를 위한 별도 교육과정 역시 2024년 기준으로 운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이사회 구성원의 회의 출석률은 100%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더불어 임시와 정기를 합쳐 11번의 이사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안건을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최소 7일 전에 전달했다. 각 이사회 구성원들이 관련 안건을 충분히 숙의·검토해 의사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데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