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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인터뷰

금정호 사장 "IB 키워 100년 흑자 이어갈 것"

54년 연속 흑자 기록한 신영증권, 각자 대표 취임 뒤 IB 육성 포부

이지혜 기자

2025-06-23 15:10:12

"54년 연속 흑자".

신영증권은 197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수많은 충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흑자를 이어왔다. 2024년에도 마찬가지다. 안정 경영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신영증권은 별도기준 자기자본 1조6600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성까지 입증했다.

신영증권은 퀀텀 점프를 준비 중이다. 수익 구조 다변화에 나섰다. WM과 운용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IB(투자은행) 부문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형 증권사와의 격차를 좁히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IB중심 성장전략을 주도할 인물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이 전면에 나섰다. 금 사장은 2006년부터 신영증권의 IB사업을 함께 일군 실무형 리더다. 2025년 6월 신영증권의 각자 대표이사가 됐다. 금 사장은 안전성에 우선 순위를 둔 IB 강화 전략으로 신영증권이 100년, 200년 흑자를 이어갈 기반을 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정호 사장 "IB 수익 비중 높이겠다"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이 단호하게 말했다. 운용부문 중심의 안정적 수익구조에 만족하지 않고 외형을 키우기 위한 새 축으로 IB를 지목했다. 그는 “운용부문이 안정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지만 신영증권이 더욱 성장하려면 IB와 홀세일사업이 점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 사장이 올해 신영증권의 각자 대표에 선임된 배경이기도 하다. 금 사장은 신영증권 IB부문의 기틀을 다지는 데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90년 동양종합금융(현 유안타증권)에서 금융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브릿지증권 IB팀장 등을 거쳐 2006년 신영증권에 합류했다.


당시 신영증권의 IB사업 조직은 20명 남짓한 소규모였다. 사실상 2005년부터 IB사업을 시작한 터라 딜 규모도 제한적이었다. IPO(기업공개) 전담 인력이 고작 3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러나 금 사장은 확신이 있었다. “바로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조직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였다”며 “IPO 사업은 초반 몇 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했다”고 말했다.

그의 판단은 옳았다. 지금 IB부문은 신영증권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며 인력 규모도 80명을 넘어섰다. 부동산PF와 ECM(주식자본시장), DCM(부채자본시장) 등 각 세부 파트도 전문성을 확보하며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헸다.

금 사장은 신영증권 IB부문이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설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장에서 한때 유행하는 딜에 휩쓸리기보다 각 영역을 고르게 성장시키는 방식이 사업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특정 부문에 의존하는 대신 IPO, PE, 구조화금융, 부동산PF, DCM 등 모든 영역을 골고루 성장시켜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IB부문의 확대를 공언하는 증권사는 많지만 수익성과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금 사장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양질의 딜 중심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자기자본 여력을 활용해 선순위 딜 중심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자신감은 자기자본에서 나온다. 금 사장이 합류하던 때만 해도 신영증권의 자기자본은 5200억원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지금 신영증권은 2024사업연도에 별도기준 1조6600억원, 연결기준 1조8300억원 등 탄탄한 자기자본을 갖췄다.

◇신뢰 기반 ‘내부통제’…“규모보다 기본이 먼저다”

금 사장은 IB확장과 함께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다는 배경에는 기본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있다. 금 사장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내부통제는 위에서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임직원 개개인이 왜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자발적으로 지킬 때 진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철학에 따라 신영증권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해에도 수 차례 내부통제, 금융 윤리,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내부통제에 대한 임직원 개개인의 이해도를 높이고 업무 행위 주체로서 자율성도 함께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개인의 자율적 통제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회사 차원에서도 리스크를 차단할 수 있도록 정교한 점검 체계를 갖추고 있다. 금 사장은 “리스크 관리는 사후가 아닌 사전에 하는 것”이라며 “현업에서 답답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거래를 왜 하는지, 리스크는 어떤지, 회수 가능성은 충분한지 딜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끝으로 금 사장은 신영증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 성장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이라며 “54년간 흑자를 기록한 것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문화를 통해 100년, 200년 흑자를 이어갈 기반을 다지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