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그룹 & 보드

이승조 현대차 CFO, 역할 확대…신사업 재무전략도 총괄

금융계열사, 해외 판매·신사업법인까지 총 10곳 등기임원 겸직

이지혜 기자

2025-07-03 08:37:42

이승조 현대자동차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그룹 내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 지난해보다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계열사 수가 더 늘어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주요 금융계열사와 함께 글로벌 거점의 완성차 판매법인 등을 관리했지만 올해부터는 전략적 신사업 법인까지 관리 범위가 확장됐다.

수퍼널과 HMG글로벌(HMG Global)이 대표적이다. 신사업은 그룹의 미래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큰 동시에 상당한 자금 소요를 동반한다. 자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되 성장성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기에 신중한 재무전략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이 CFO가 직접 해당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참여해 투자 판단과 전략 실행에 관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10개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 금융계열사 직접 관리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승조 현대자동차 CFO가 총 10곳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3곳, 해외 7곳 등이다. 현대자동차의 등기임원 가운데 겸직 계열사 수가 가장 많다.

국내 계열사로는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비상근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다. 기타비상무이사는 경영에 상시 관여하지 않지만 이사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보유한다. 일반적으로 모회사가 자회사에 핵심 임원을 기타비상무이사로 파견하는 사례가 많다. 계열사의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해 그룹의 재무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려는 의도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의 전체 재무에서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자동차금융 사업을 영위해 현대자동차, 기아 등과 시너지를 내는 현대캐피탈이 특히 그렇다.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자산총액은 385조원 정도인데 현대캐피탈이 10%의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비중은 각각 7%, 3% 수준이다. 비록 해당 자산총액 집계에 해외 계열사 등이 빠진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를 고려해도 그룹 전체에서 세 기업의 비중이 크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CFO가 자동차 판매와 직결된 금융 인프라를 모회사의 통제 아래 두면서 그룹의 수익성뿐 아니라 리스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자동차 CFO가 사내이사로서 금융 계열사 등을 관리하는 기조는 2020년 들어 생겼다. 당시 재경본부장 사내이사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등기임원을 겸직한 게 시작이다. 2021년에는 현대캐피탈뿐 아니라 해외 주요 판매법인까지 현대자동차 CFO의 관할로 편입됐고 이런 기조가 지금까지 이어졌다.

◇해외 판매법인+신사업까지, '어깨 더 무겁다'

이승조 CFO의 역할이 전임자, 그리고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좀더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역대 현대자동차의 사내이사 CFO가 등기임원을 겸직한 계열사는 최대 8곳이었다. 실제로 이 CFO가 지난해 맡은 계열사도 총 7곳이었다.

그런데 1년 새 이 CFO가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계열사 수가 3곳 더 증가했다. 인도법인(HMI, HYUNDAI MOTOR INDIA LIMITED) 등기임원에서는 물러나고 미국법인(HMGMA, 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LLC)과 중국법인(BHMC, Beijing-Hyundai Motor Company), HMG글로벌(HMG Global), 수퍼널(Supernal)에서 새롭게 등기임원을 맡았다.

이 CFO가 관리하는 계열사의 사업범위도 다양해졌다. 해외 신사업 계열사가 추가됐다. HMG글로벌과 수퍼널이 대표적이다. 전임 CFO를 비롯해 지난해까지 CFO가 해외 계열사 중에서도 부품 및 완성차 판매법인을 주로 담당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 CFO가 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동략에 대한 투자를 실행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HMG글로벌은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공동으로 출자해 2022년 7월 미국에 설립한 투자 및 신사업 지주사다. 미국 내 신기술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 프로세스를 일원화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는 HMG글로벌의 지분 49.5%를 보유했다.

수퍼널은 2020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문 법인으로 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와 생태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기아, 현대모비스와 함께 수퍼널에 1조2700억원(9억2000만 달러)을 공동 투자했으며 2028년 미국 내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HMG글로벌과 수퍼널은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는 고위험, 고투자 사업을 영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투자 적정성 검토와 자본 배분의 효율성이 핵심적이다. 이 CFO가 등기임원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함으로써 재무 측면에서의 리스크 관리와 전략 실행 간 균형을 조율하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