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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보수 리포트

현대차·기아·모비스, 같은 그룹 다른 보수 배경은

'무성과급 고정보수'에도…보수한도 따른 회사간 격차

허인혜 기자

2025-07-22 08:46:41

편집자주

이사회는 단순한 의결 기구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전략 판단의 중심축이 됐다. 이런 역할의 무게만큼 세계 주요 기업들은 사외이사에게 수억 원대의 보수를 지급하기도 한다. 다만 사외이사 보수는 '무엇을 했는가'에 비례해야 한다. 참여도와 기여도, 활동 성과에 연동될 때 비로소 설득력을 갖는다. theBoard는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사외이사 보수를 집계하고 동시에 이사회 및 소위원회 활동 횟수와 출석률을 함께 분석했다. 단순히 보수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보다 그 보수가 얼마나 타당했는지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현대차그룹의 형과 아우였던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제 서로 견줄 만큼 비등한 규모로 성장했다. 현대모비스현대차그룹뿐 아니라 글로벌 굴지의 완성차 기업을 고객사로 둔 알토란 계열사다. 세 기업 모두 현대차그룹 내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완성차와 자동차 핵심부품 기업으로 카테고리도 같다.

세 기업의 사외이사 보수 체계는 어떨까.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 보수는 각기 다르게 책정됐다. 모두 성과와 연동되지 않는 기본급여 체계다. 다만 이사들의 보수 총액을 정하는 한도 승인시 회사의 경영환경을 고려해 보수한도를 증액하는 흐름을 보여 회사의 성과가 사외이사들의 보수에도 일부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이사보수를 줄줄이 늘린 만큼 사외이사 보수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모비스 '억대 연봉', 기아는 전년과 동일임금

theBoard는 3월 27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사외이사 연봉을 분석했다. 2024년 연봉 기준으로 지난해 재직했던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집계가 이뤄졌다. 총 476명의 사외이사들의 연봉이 집계됐다. 1인당 평균보수액은 대다수 회사가 공시하고 있는 방식을 택해 사외이사(감사위원인 사외이사 포함) 보수총액을 작년 말 기준 재직 인원수로 나눠 계산했다.


현대차현대모비스는 사외이사에게 '억대' 연봉을 지급해 상위권에 들었다. 현대차가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1인당 평균 1억2000만원을, 현대모비스는 1인당 평균 1억802만원을 지급했다. 코스피 100대 기업내 현대차가 7위, 현대모비스가 11위로 순위가 높았다. 현대차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사이 차등이 있었는데 사외이사에게는 1억3800만원을, 감사위원회 위원에게는 1억1300만원을 보수로 책정했다.

기아는 사외이사 1인당 9000만원의 연봉을 줬다. 사외이사 1인과 감사위원 4인의 평균 보수액이 같았다. 3사 중 유일하게 전년대비 사외이사 보수액이 늘어나지 않은 곳이기도 했다. 현대차는 전년인 2023년 사외이사 1인당 1억1457만원을, 현대모비스는 9560만원을 지급했다. 2024년 현대차가 전년대비 4.74%, 현대모비스가 13.18% 늘어난 셈이다.

지표만 보면 기업의 순이익 확대 성과가 사외이사 보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순이익은 한해동안 7.8% 늘었고 현대모비스는 18.6% 확대됐다. 각사별로 고정급여 제도를 채택해 사외이사에게는 성과급을 보장하지는 않았지만 전년성과와 당해 전망을 보수한도 책정 근거로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성장세가 보수에 반영됐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3사 모두 고정급제, 승인금액 차이…보수 확대 전망

3사는 모두 고정급제에 따라 사외이사의 보수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 이사보수한도 범위 내에서 독립성 및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고정 보수로 지급'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감사위원회 위원도 같은 기준이며 별도의 경영 성과급은 없다. 기아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이중 현대모비스는 사외이사 직책과 직무에 따라 보수를 책정한다는 더 구체적인 기준을 명시했다. 현대모비스는 사외이사의 보수를 직무수당 및 직책수당으로 하며 역시 고정직무수당 100%로 지급한다고 적었다. 성과급은 없다.

3사가 기본급여제를 채택한 만큼 각사별 사외이사의 급여 차이는 보수 총액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24년 12인의 등기이사와 사외이사에게 최대 218억원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승인했다. 실제로 지급된 보수총액은 168억원이다. 등기이사가 평균 약 32억원을 받아 상당수를 차지했지만 사외이사 보수의 상한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현대모비스가 9명의 이사 및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100억원의 보수 총액을 결의했다. 기아가 9명을 대상으로 80억원을 의결해 인당 금액과 총액 모두 가장 적었다.

내년에는 사외이사의 보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현대모비스는 전년에 이어 올해도 이사보수 한도를 확대했다. 현대차는 올해 보수한도를 237억원까지 상향했다. 이사의 수는 12명으로 같다. 현대모비스는 120억원으로 늘렸다. 기아도 정의선 회장이 올해부터 급여를 받기로 하면서 이사의 보수 한도를 크게 높였다. 80억원에서 175억원으로 95억원을 증액했다.


보수한도 확대 배경으로는 현대차가 임원보수 지급기준을 기초로 경영성과 및 기여도, 직무, 직급, 기타 대내외 경영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책정 되었다고 공시했다. 기아현대모비스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한편 3사의 이사회와 소위원회 개최 기준 사외이사 활동은 비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와 소위원회를 합한 회의의 횟수는 2024년 기준 현대차가 27회, 현대모비스가 29회, 기아가 26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