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동국제강의 현대IFC 인수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아직 이사회에서는 해당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안건으로 상정되더라도 적지않은 토론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페럼타워 인수 당시에도 사외이사들의 유동성에 대한 질문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매입을 위해 일주일 전 6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 동국제강의 현금성자산은 3400억원대다. 페럼타워 매입 및 현대IFC 인수 자금을 합한 규모는 9500억원 수준이다.
◇인수설 떠오른 지 4개월, 이사회엔 무소식
31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동국제강 이사회는 현대IFC 인수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국제강은 현재 인수를 위한 실사까지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완주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재무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 현대가 물량을 그래도 지켜낼 지 알 수 없다는 점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의 현대IFC 인수설이 떠오른 것은 3개월 전이다. 올 4월 현대제철은 자회사 현대IFC를 매각하겠다는 제안을 동국제강에 전달했다. 당시 동국제강은 “사업적 효용성과 재무적 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이 고민을 거듭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주력제품과 전방시장이 다른 곳을 인수한다는 점이 부담일 수 있다. 현대IFC는 조선용 대형 단조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건설에 쓰이는 봉형강류를 주요제품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제품 시너지보다 현대IFC의 주요 고객인 HD현대 계열 물량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부담도 적지 않다. 이미 동국제강이 유형자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현금을 쓰게 됐다는 점도 부담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불과 일주일 전 6451억원 규모의 서울 종로구 페럼타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동국제강의 현금성 자산은 3400억원대에 불과하다. 현대IFC 인수가격은 3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 건을 합하면 약 95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동국제강은 인수부담을 줄이기 위해 산은인베스트먼트를 재무적투자자(FI)로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IFC
◇페럼타워 매입 놓고 시기, 가격 관련 질문 이어져
현대IFC 인수 안건이 이사회에 상정된다 하더라도 의결되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결정된 페럼타워 매입은 전원찬성으로 의결되긴 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국제강은 25일 페럼타워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동국제강은 2015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매각했다. 이를 놓고 이사회에서 여러 논의가 오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우선매수권을 통해 다시 페럼타워를 찾아올 수 잇는 기회는 한번 뿐이었고 현재는 그 시기의 거의 끝자락"이라며 “우선매수권 행사 시한이 임박해 결정을 미룰 수 없었지만 가격과 재무 부담, 유동성 관리 등에 대한 토론이 상당히 길었다”고 설명해싸.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도 쉽지 않다. 국내 제강업계가 포화상태인 가운데 경쟁사인 세아제강 등이 현대IFC를 인수하게 되면 동국제강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이 2024년 말 87.7%, 2025년 1분기 93.2%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