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안전 관련 지표에 변화가 감지된다. 상반기에 이어 7월까지 하청업체 노동자의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다. 수년간 감소세를 보였던 중대재해 발생 건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현대건설은 5년전부터 안전경영에 대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 5년전과 비교하면 안전경영 관련 투자비는 두배로 늘었다. CSO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에 참여시켰고 관련 조직도 일찌감치 정비하면서 중대재해 리스크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그러나 뛰어난 거버넌스 체계와 달리 일부 운영상 지표는 약화했다. 안전경영 투자비가 줄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안전점검 횟수도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 줄고 점검 횟수 미공개, 안전 관련 지표 '흔들' 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올해 안전경영 관련 지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투입될 안전경영 투자비는 2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최근 5년간 안전경영 투자 수치에 비춰볼 때 적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불과 5년새 두 배 이상 투자금을 확대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안전경영 투자 규모는 1099억원이었다.
현장의 안전점검 횟수는 감소 기조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현대건설의 현장 안전점검 횟수는 4735회로 전년 대비 83% 늘며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5%가량 감소했고 올해 발간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현장점검 횟수가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안전보건 투자는 현장 수에 따라 바뀐다"며 "2024년에는 대형 착공 현장이 많아 안전보건 투자가 증가했지만 2025년에는 현장 수가 감소하면서 관련 투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이점은 같은 기간 산업재해자 수다. 지난해 사망 등 중대재해를 포함한 산업재해자 수는 628명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사망자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1년 5명에서 지난해 2명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기조를 보였지만 올해는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사고 증가는
현대건설 임직원들의 성과평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본부별 KPI에 안전성과를 15% 비율로 반영하고 있다. 경영진의 경우 안전관리 성과를 보상과 직접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뒀다. 또 임직원 공통 KPI 항목에도 안전 부문을 20% 할당했다.
◇CSO 이사회 참여…안전 감독 거버넌스 실효성 '시험대' 현대건설에서 중대재해 등 안전 정책을 총괄하는 임원은 황준하 CSO 전무다. 황 CSO는 안전관리실과 안전사업지원실, 그리고 각 사업본부 별 안전보건 담당부서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조직·인력·예산 승인 등 활동으로 안전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전체 거버넌스에서 황 CSO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사내이사에 선임돼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황 CSO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사유에 대해 “안전관리 총괄 및 안전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황 CSO는
현대건설에서 전략기획사업부 부장, 구매본부 본부장 등을 지내고 2021년 10월 안전관리본부장에 올랐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구매, 외주, 전략기획 등 분야를 거친 건설 전문가”라며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협력사를 포함해 현장의 모든 구성원에 대한 안전이행력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한다면 황준하 CSO를 향한 이사회의 압박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인 투명경영위원회의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안전보건업무 총괄책임자의 업무수행평가’가 투명경영위원회의 설치목적 및 권한이라고 명시해뒀다.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가 CSO의 안전보건 관리 체계 운영 방향성을 감독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투명경영위원회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번씩 안전·보건 실적을 보고 받는다. 이런 활동을 통해
현대건설의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안전보건이 최우선 가치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끄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그리고 주요 사안은 이사회에 상정돼 논의가 이뤄진다.
현대건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안전보건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이사회로 안전보건과 관련된 사항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명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사회의 안전 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건설은 2023년부터 사외이사 교육에 안전 관련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목적은 ‘건설현장 안전교육을 통한 건설업 이해도 제고’다. 해당 교육 프로그램은 지난해 모든 사외이사가 참석해 수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