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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상법 개정에 '이사회 책임강화' 선제적 명문화

상법개정안 시행 전 기업지배구조헌장 재편 …지주사 시작으로 계열사 확산 예상

허인혜 기자

2025-08-14 13:57:55

㈜한화가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개정하며 이사회의 책임 강화 등을 명문화했다. 지난 7월 통과·공표된 상법 개정안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한 데 발맞춰 그룹 지주사가 선제적으로 헌장을 손질한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가 먼저 움직인 만큼 한화그룹 계열사들도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13일 이사회를 기업지배구조헌장 개정을 결의했다. 이번 개편은 2021년 12월 헌장 제정 이후 첫 전면 보완으로 상법 개정안의 즉시 시행에 대응한 조치로 해석된다.

개정안에는 주주 권리 강화, 이사 자격 요건 재정비, 사외이사 독립 회의 보장, 이사회 활동 공개 확대 등이 포함됐다. 기존 조항의 틀은 유지하되 문구와 절차적 요건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7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기조에 한화그룹도 발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1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직무상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했다. 이사는 직무 수행에 있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 이 개정안은 공표 즉시 시행됐다.

개정된 헌장을 살펴보면 한화는 이사회의 책무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주주 항목의 '주주의 권리'와 이사회 항목의 '이사회 구성 및 이사 선임', '사외이사', '이사회의 운영' 등에 조항을 추가했다.

주주의 권리 항목이 가장 구체적으로 보강됐다. 이사회는 주주의 질의에 성실히 답변하고 회사는 주주가 의결권을 용이하게 행사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주주의 공평한 대우는 원안에도 충분히 보장돼 있어 개편에서 제외됐다.


주주총회 전 과정에서 주주의 실질적인 권리 행사를 보장하는 취지다. △주주총회의 결의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이사회는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의안에 대하여 질의하고 설명을 요구할 때 성실히 답변하고 △회사는 주주가 자신의 의결권을 최대한 용이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주주가 이사회에 주주총회의 의안을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사의 자격도 꼼꼼하게 재정비했다. 기업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 권익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를 이사로 선임하지 않는다는 부적격 기준이 추가됐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한다고 적어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사외이사만이 참여하는 회의도 보장했다. 사외이사의 경영 감독과 지원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필요시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개최한다는 내용이다. 이전에도 사외이사만의 회의는 가능했지만 헌장을 통해 보장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사의 활동을 활성화하고 주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사회의 운영 부문에는 '개별 이사의 이사회 출석률과 주요 공시대상 안건에 대한 개별 이사의 찬반여부 등의 활동 내역을 공개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주주와 투자자는 이사 개개인의 책임성과 의사결정 성향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한화의 기업지배구조 헌장 개편에 따라 계열사들도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금융 계열사인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등이 2022년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꾸렸다. 한화오션 등도 2023년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