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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의 투자성과

세방전지 이영렬 사외이사, 재직 중 주식 전량 매도

"기업정보 접근 가능한 사외이사, 재직 중 매각은 이례적"

이돈섭 기자

2025-08-25 07:50:52

편집자주

이달 정기주주총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기업의 이사회가 변화를 앞두고 있다. 새롭게 이사회에 진입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간의 임기를 마치고 이사회를 떠날 채비를 하는 이들이 있다. 이사회에 합류해 재직하는 동안 몸담은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경우, 임기를 마친 지금 그 투자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 사외이사 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의 그간 투자 성과를 측정해본다.
사외이사 재임 중 보수로 받은 주식을 전량 장내 매각한 사외이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세방전지의 이영렬 사외이사(사진), 상당한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그의 매도는 특이하다는 게 전문가들 공통된 설명이다. 현재 이사회에 재직하고 있는 사외이사의 주식 매도는 시장에 해당 기업 주가에 대해 부정적 시그널을 제공할 수 있다.

세방전지의 이영렬 사외이사는 지난 6월 말 그간 자사주 상여금 명목으로 받은 세방전지 주식 310주를 전량 매도했다. 매도 금액은 주당 6만8800원씩 총 2133만원. 이 사외이사는 현재 세방전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2022년 3월 세방전지 이사회에 합류한 이 사외이사는 올해 햇수로 4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현재 이사회에 재직 중인 사외이사가 보수 일환으로 받은 주식을 전량 매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주식을 지급하는 경우 현재 사외이사 임기를 모두 채운 뒤에 팔 수 있게 하는 등 일정 수준의 요건을 마련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외이사가 재직 중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건 시장에 자칫 부정적 시그널을 전달할 수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기업 사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보고받고 본인이 의도하면 더 깊은 정보 역시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외이사가 재임 중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입하면 시장은 그것을 해석하기 마련"이라면서 "현직 사외이사가 보유 전량을 매도하는 경우 주가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지=법무법인 도올 홈페이지]

세방전지는 2018년부터 사외이사에도 자사주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세방전지 이사회에서 자사주를 받은 전·현직 사외이사 중 이사회 재직 기간 보유 주식을 장내 매도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사외이사 개인들에 대한 계약 사항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2년 이사회에 합류한 이영렬 사외이사의 경우 그해 9월 10주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그해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매년 100주씩 총 4차례에 걸쳐 도합 310주를 수령했다. 이 사외이사가 매번 자사주를 지급받았을 때 시가를 기준으로 주식으로 받은 보수 총액을 산정하면 총 3991만원이다. 지금까지 전체 보수의 24%를 주식으로 받은 것.

이 사외이사가 주식 전량을 장내매도해 손에 쥔 현금이 213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50%에 가까운 손실을 본 셈이다. 이사 보수 전량을 현금으로 받았다면 지금보다 1800만원 이상의 수익을 확보했을 것이란 얘기이기도 하다. 세방전지 주가는 지난해 5월 12만원에 육박했지만 이후 급락을 거듭하며 하락, 6만2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영렬 사외이사는 연수원 18기를 수료, 그간 꾸준히 검사로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검사와 청와대사정비서관, 서울남부지검 검사장, 대구지검 검사장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도울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 동성제약의 사외이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현재 세방전지는 사내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이사 8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사외이사진에는 법조계 전문가를 비롯해 세무회계 전문가, 산업 전문가 등을 기용하고 있다. 세방전지는 이영렬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최초 선임했을 때 '법적 책임과 준법경영 기조에 합치하는 경영 판단 적임자'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