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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이사회 평가

흑전 시급한 SK이노베이션, 견제기능 강화도 '과제'

[Weakness]1점대 경영성과, 배당수익률만 선방…'독립성' 개선 여지

이정완 기자

2025-09-01 15:46:5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 평가에서 가장 개선이 시급한 지표는 이사회 활동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다. theBoard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경영성과를 제시하고 있는데 지난해 순손실로 인해 해당 평점이 1점대를 나타냈다. 석유화학 산업 부진은 물론 자회사 SK온 적자가 누적된 탓이다.

이사회 평가 지표 대부분이 평점 4점을 넘었거나 4점에 육박하며 고득점을 기록했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은 지표도 있다. 견제기능은 평균 3.7점으로 개선 여지가 있다.

◇올해도 '순손실' 지속…경영성과 부진 예고

theBoard는 자체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공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올해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이번 이사회 평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가지 공통 지표로 구성됐다. 각 5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가장 점수가 낮은 지표는 경영성과였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인한 실적 감소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장기화된 영업적자로 인해 지난해 연결 기준 순손실을 나타냈다. 작년 연결 기준 순손실은 2조3725억원으로 2023년 순이익 5549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작년 11월 SK E&S를 흡수 합병하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실적 반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경영성과 평가 항목 중 배당수익률을 제외하면 모두 1점을 기록했다. 주가 수익률도 부진했고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인 매출성장률, 영업이익 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도 1점을 기록했다. 재무건전성도 마찬가지다.

배당수익률은 최고점인 5점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기업가치제고 계획공시를 통해 지난해와 올해 주당 2000원을 현금 배당하고 2027년 이후로는 35% 이상 주주환원율 목표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적자라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보통주 1주당 2000원, 우선주 1주당 205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다만 내년 이사회 평가에도 경영성과 점수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 올해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동안 1조1578억원 순손실을 나타냈다. 작년과 달리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반기 영업적자는 9064억원이다.

◇사외이사 별도회의 개최 '미흡'

경영성과에 이어 두 번째로 평점이 낮았던 지표는 견제기능이다. 평균 3.7점을 나타냈다. 견제기능은 이사회가 회사 경영을 얼마나 잘 들여다보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문항은 사외이사 별도회의 개최 횟수였다. 지난해 동안 사외이사로만 이뤄진 회의는 정기·임시 이사회를 포함해 총 6번 열렸다. SK E&S와 합병 적정성을 검토하고 합병 후 이사회 구성에 대해 논의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회의하기도 했다. theBoard는 사외이사회 별도회의가 연간 12회 이상 열려야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평가한다.


SK그룹 석유화학 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계열사지만 이사회 내에 별도의 내부거래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감사위원회에서 내부거래, 공정거래 등 컴플라이언스 체계에 대해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함께 맡고 있다. 다만 회사측은 "내부거래위원회 설치가 법적 필수 사항은 아니라 이 기능을 감사위원회에서 대신하고 있다"며 "감사위원회를 4명으로 늘려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 마련도 개선 필요성이 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관련 항목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측에선 "기업가치 훼손 기준을 정책에 명문화하고 있지 않지만 임원관리규정과 임원계약서에 법령 위반행위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다"며 "연 2회 임원 선임/보임 검증절차 및 연말 정기평가를 엄격히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