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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이사회 평가

'거버넌스 체인지' 총점 40점 높인 카프로

[총평] 이사회 규모 확대·감사 '위원회' 격상, 큰 폭 개선에도 여전한 '가능성'

허인혜 기자

2025-10-16 14:23:0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카프로락탐 생산업체 카프로의 2025년 이사회 평가 총점은 116점으로 집계됐다. 전체 평가대상 기업들과 비교해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절대값보다 더 주목해야할 부분이 있다. 전년 대비 상승세다.

카프로의 2024년 이사회 평가 총점은 70점대에 머물렀다. 한해 만에 40점의 점수 상승을 이룬 셈이다. 거버넌스가 변화하면서 이사회의 규모를 넓히고 감사위원회 제도를 정비해 선진화에 나섰다. 여전히 도입해야할 제도가 여럿이지만 개선의 속도를 볼 때 내년 평가에서는 더 나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theBoard는 자체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이사회 평가는 코스피(400개)·코스닥(100개)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2025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카프로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16점으로 산출됐다. 2024년 평가에서는 77점을 획득했다.


한해 만에 점수 상승을 이룬 배경은 거버넌스의 변화다. 카프로효성코오롱그룹이 경영권을 두고 다투는 사이 사업 기반이 약화해 왔다. 자연스럽게 이사회의 역량도 축소됐다. 지난해 4월 태화그룹과 NH PE-퍼스 PE 컨소시엄에 인수된 후 경영 정상화와 이사회 정비에 나섰다. 2024년 11월 한국거래소가 개선기간을 부여한 것도 변화의 속도를 높였다.

카프로는 육각형 평가모델 중 다섯 개의 항목에서 점수 상승을 이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를 제외하면 2점대의 평점을 얻었는데 지난해 평가에서는 참여도에서만 2점의 평점을 받은 바 있다. 평점이 두 배로 뛴 부문은 경영성과와 견제기능이다.

견제기능은 감사위원회 신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4년 12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박성명 당시 감사가 사임했다. 카프로는 "감사제도를 신임 사외이사 3인(송재용, 민경집, 김명중)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김명중 감사위원은 삼일회계법인 소속의 공인회계사로 전문성도 충족한다.

구성 부문은 이사회 규모와 사외이사 비중이 함께 확대되며 개선됐다. 2023년 말 3명에 불과했던 이사회 총원은 컨소시엄의 인수와 함께 조건부로 6인 체제를 구축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가 각각 2인씩 배치돼 사외이사의 비율이 33.3% 수준이었다.

2025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현재 이사회는 7인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가 4인으로 과반을 넘겼다. 역시 지난해 12월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3인이 선출된 결과다. 감사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자산총액 2조원 이하 기업으로 의무설치 소위원회가 없지만 세 개의 소위원회를 꾸렸다.

참여도 평점은 2.5점으로 평이한 성과를 거뒀다. 한해 이사회를 15차례 열어 기업의 경영 사정과 이사회 현황 등을 점검했다.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후보 등에 대한 복수의 논의도 거쳐 이 부분도 가점을 받았다.

다만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전년과 같은 평점 1.7점을 유지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이사회와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시행여부와 평가의 객관성, 재선임 반영 여부 등을 짚어보는 항목이다.

카프로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고 사업보고서 등 공시로도 관련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 이사회와 사외이사 평가제도를 도입하면 이 부문의 점수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접근성의 평점도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이사회와 이사들의 활동 내역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이 가능했다. '상세하게 기재했는가'를 따져보면 그렇지 못했다. 2024년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들은 '사업계획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으로 표기돼 세부 내용을 알기 어려웠다. 또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내지 않아 관련 항목도 기초점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