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 바뀌면서 거버넌스가 개선된 대표적 사례 중에는
클래시스도 빼놓을 수 없다. 미용 의료기기 기업인
클래시스는 3년여 전 글로벌 PEF 베인캐피탈을 최대주주로 맞은 이후 극적인 거버넌스 개편을 겪어왔다. 탄탄한 실적 위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쌓이면서 주가는 3년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코스닥 거버넌스 150 지수에 포함돼 있는
클래시스는 최근 외부 거버넌스 평가에서 A 등급을 받은 바 있다.
◇ 이사회 개편했지만 실질적 개선까진 '아직' 지난 9월 말 현재
클래시스의 최대주주는 베인캐피탈이다. 베인캐피탈은 2022년 1월
클래시스 창업주 정성재 전 대표와 정 전 대표의 가족 3인이 가진 지분 60.84%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6699억원에 매수,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현재 지분 54.16%를 보유하고 있다.
클래시스는 피부과 전문의 출신 정성재 전 대표가 설립한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스팩 (SPAC) 합병 방식을 통해 2017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베인캐피탈은 인수 이후 경영진을 교체하고 대표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4명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구축했다. 지난해는 선임 사외이사 제도도 도입했다.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통상 이사 과반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로 이사회 결의가 이뤄진다. 대표이사는 최대주주 영향력에서 자유롭기 어렵고 기타비상무이사는 아예 베인캐피탈 심사역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가 독립 의견을 관철시킬 수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시스 거버넌스가 주목받는 건 자발적으로 거버넌스 개편을 이행했다는 점 때문이다. 2021년 말
클래시스 개별기준 자산총액은 2164억원.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최소 25% 이상이면 되고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설치 의무도 없지만
클래시스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사회 산하에 5개의 소위원회를 설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현재
클래시스 이사회 산하에 설치된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를 비롯해 보상위원회,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협의체 등이다. 보상위는 베인캐피탈 인수 전 2020년 선제적으로 설치해 지금도 유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위원회는 주주 손바뀜 이후 새로 설치된 조직들이다. 사외이사협의체의 경우 사외이사 간 독립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이사회 차원에서 설치한 조직으로 지난해 한 차례 개최해 단독 의결을 처리한 바 있다.
베인캐피탈 인수 이후
클래시스는 이전과 같이 3인 사외이사 체제를 구축해 왔는데 올초 구글코리아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는 신경자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새롭게 등판키도 했다.
클래시스 이추위는 사외이사 1명과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이 참여해 최대주주 측 의견이 강하게 반영될 수 있는 구조로 짜였다. 작년 한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한 명당 평균 보수는 3600만원으로 주주 교체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주주환원 정책애 주가 급등…"실질적 성과 관건" 최대주주 교체 이후 눈에 띄는 재무활동 변화는 주주환원 정책이 활발해졌다는 점이다. 2021년은 보통주 한주당 66원식 총 43억원을 배당했는데 베인캐피탈에 인수된 2022년 배당 규모를 주당 116원씩 총 75억원으로 확대했고 지난해는 주당 257원씩 총 168억원으로 끌어올다. 지난해 2월에는 해당 시기 기준 최근 2년여 간 취득해 온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 데 이어 같은해 말 5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인수 합병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8월 이사회는 코스닥 상장 피부 미용기기 기업 이루다와 흡수 합병하는 안을 통과시키고 같은해 10월 관련 작업 일체를 마무리했다. 올 10월에는 브라질 자회사를 통해 현지 미용 의료기기 유통그룹 JL 헬스 지분 77.5%를 인수했다. 지난 9월 말 현재
클래시스가 가진 현금성 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724억원 규모로 추가 M&A 이행 개연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탄탄한 실적이 겹치면서 주가는 상승 추세를 기록, 2021년 말 1조원대였던 시총은 현재 4조원 문턱을 바라보고 있다. 15일 오후 2시
클래시스 주가는 5만6300원대로 2021년 말 1만8000원대와 비교해 3배 이상 올랐다. 시장 관계자는 "베인캐피탈 측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확보한 뒤 주주 환원 정책 극대화와 향후 엑시트 플랜 구축을 위해 주가를 끌어올려야만 한다"면서 "거버넌스 개편은 그 작업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앞으로의 행보다. 베인캐피탈은 현재
클래시스 지분 매도를 시도하고 있는데 새로운 주주가 들어선 뒤 기업 거버넌스가 꾸준히 개선되어 갈 수 있을지 관건이다. 시장 관계자는 "성격이 다른 주주가 경영권을 쥐었을 때 지금의 거버넌스 형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매각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ESG기준원이 평가한
클래시스 ESG 등급은 A 등급으로 인수 전 B+에서 한 단계 상승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거버넌스 개편이 장기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개연성을 밝힌 연구들이 여러차례 소개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이사회 재편과 자본배분 개입은 기업의 단기 이벤트 성격도 있지만 중장기 펀더멘털 개선 효과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올 들어 상법이 연이어 개정되면서 시장 상승세가 이어졌는데 앞으로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