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로 2년 넘게 활동한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대주주 이슈로 직을 내려놨다. 조 교수가
KT의 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한 것이 확인되며 '당연퇴임'으로
KT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조 교수는 현대차그룹 추천으로
KT 이사회에 진입했던 인물이다.
현대자동차는 작년 하반기 국민연금이
KT 지분을 줄이면서 1대주주로 올라섰다. 사외이사 겸직 등 자격 이슈는 주주총회 시즌에 즈음해 검증하기 때문에 현대차가 1대주주로 올라서는 시점엔 조승아 교수의 사외이사 겸직 이슈가 불거지지 않았다. 관련 프로세스를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KT 지분율 낮춘 국민연금, 대주주 현대차 계열 겸직 논란
18일 업계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KT 사외이사직을 이어온 조승아 교수는 지난해 3월26일자로
KT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KT는 지난 17일 결격사유를 확인해 당연퇴임 조치를 했고 앞선 3월로 퇴임 시점을 소급 적용했다. 2년6개월가량
KT 이사회에 몸담았지만 퇴임일이 지난해 3월로 소급적용되며 해당 시점부터 진행한 이사회 의결 중 조 교수가 참여한 부분은 무효가 된다.
1년도 더 지난 시점이 조 교수의 퇴임일로 정해진 데는
KT 대주주 현대차그룹과의 이해관계 문제가 발생한 시기가 지난해 3월이기 때문이다. 당시 조 교수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되며 상법상 정해진 상장사 사외이사 겸직 한도2곳을 채웠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자동차(4.76%)와
현대모비스(3.15%) 등을 통해
KT 지분 7.91%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KT 대주주가 아닌 만큼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
KT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8.53%)이 지난해 3월 지분 1.02%에 해당하는 주식을 매각하며 지분율이 7.51%로 내려갔고 자연스럽게 이 시기를 기점으로 현대차그룹이
KT 대주주 자리에 앉았다. 기간통신사업자의 대주주가 바뀔 때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를 거쳐 같은해 9월 공식적으로
KT 최대주주가 됐다.
조 교수는 이러한
KT 대주주 변경 작업 속에서도
KT와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직하며 이사회 의결에 참여했다. 다만 최근
KT 신임대표 선임 과정에서 조 교수의 대주주 계열사 이사회 겸직 논란이 불거지며
현대제철 사외이사 선임 시점으로 소급해
KT 이사회에서 퇴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사회 논의 따른 결정, 현대차그룹 추가 추천 부담도
사건의 당사자인
현대제철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 이사회 의사결정에 따라 경영·경제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을 뿐 아니라 대외 변수로 인한 논란의 불똥이 회사로 향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KT 지분을 매각한 시점은 지난해 3월20일이긴 하나 공시로 외부에 알려진 것은 그 다음달 2일이었다.
현대제철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조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린 시점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2월이었다.
2인의 사외이사와 1인의 사내이사 등 총 3인으로 꾸려진
현대제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조 교수를 추천할 당시 전원 만장일치로 찬성 의견을 냈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사내이사)와 박지순·홍경태 사외이사 등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절차 끝에 조 교수는 지난해 2월
현대제철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 이후 국민연금의
KT 지분 매각 시점이 알려진 것과 2개월가량의 시차가 있다.
현대차그룹도 계열사 책임·자율경영과 이사회 거버넌스 강화 차원에서 자회사 사외이사 선임 등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방침으로 한다. 다만 서 대표와 같은 사내이사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독립적이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과거 조 교수의
KT 사외이사 선임이 현대차그룹의 추천이었던 만큼 당장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할 후임자 발굴도 그룹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KT 이사회에서 유일한 여성 이사로 활동했고 감사위원회, 평가및보상위원회, 미래투자위원회, 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이사회 내 위원회 4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사외이사의 겸직 문제 등을 검증하는 절차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대부분 오너 기업의 경우 지분 변동에 따라 대주주가 바뀌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겸직 등을 체크하는 문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문의가 들어온다"며 "
KT 조승아 사외이사 문제의 경우 상당히 이례적으로 발생한 일인만큼
현대제철이나
KT등에서 사전에 대응하긴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KT의 경우 절대적인 1대주주가 없이 소유가 분산된 기업인 만큼 해당 프로세스를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