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대규모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있지만 현 시점에서 소각 외에 카드를 고르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평가다. 자사주 소각을 최종 결정할
한샘 이사회는 인수 주체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출자자인 롯데그룹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한샘은 23일 공시를 통해 자사주 소각 관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규모나 일정 등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국내 상장사 중 자사주 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손꼽힌다. 현재 자사주 지분율은 29.46%다. 최근 주가를 반영한 자사주 가치는 3400억원에 이른다.
2022년 IMM PE가
한샘을 인수한 이후 자사주 소각 및 활용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돼 왔다. 한동안 잠잠했던
한샘 자사주 소각 가능성은 최근 다시 부상하는 모습이다. 여당이 연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내용으로 담은 상법 개정안 처리를 공언한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이 나온다.
올해 상장사들은 소각 의무화에 대비해 보유 자사주를 유동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 발행이 줄을 이었고 금융당국이 이를 제지하기 위해 공시 의무를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현 상황에서
한샘이 소각 의무화를 우회하는 EB 발행 등 카드를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우선 시한이 촉박한 데다 금융당국과 여당의 기조에 반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을 결정할
한샘 이사회는 사내이사 없이 기타비상무이사 5인과 사외이사 2인 등 7인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 이사회를 주도하는 기타비상무이사는 IMM PE 4인, 롯데그룹 1인이 포함됐다.
IMM PE 기타비상무이사는 2022년
한샘 인수를 이끈 인물들로 채워졌다. 송인준 IMM PE·홀딩스 대표, 이해준 IMM PE 부사장, 김정균 IMM홀딩스 부사장, 유헌석 IMM PE 부사장 등이다.
롯데그룹 기타비상무이사는 이호설 롯데 유통군 HQ 전략본부장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내세워 IMM PE의
한샘 인수에 2995억원을 출자했다. IMM PE가
한샘을 매각할 때 롯데그룹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이사회에서 자사주 소각을 우회하는 결정을 할 경우 후폭풍은 IMM PE와 롯데그룹이 함께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국내 사모펀드(PEF)와 유통업을 대표하는 양사 입장에서는 굳이 이러한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자사주 소각을 실행할 경우 주당순이익(EPS) 상승 등으로
한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IMM PE와 롯데그룹이 모두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샘 주가는 IMM PE 인수 당시와 비교하면 5분의 1토막이 난 5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롯데그룹의
한샘 투자 장부가액도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한 상태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류에 맞춰
한샘의 자사주 소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IMM PE와 롯데그룹 모두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시기나 방식의 문제일 뿐 자사주 소각이 조만간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