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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KAI

방산 호황기 속 역성장, 새해 수출확대·신규수주 돌파구

②올해 목표매출 4조, 3분기 누적 달성률 54%…수주잔고, 26조 최대치

김동현 기자

2025-12-31 09:59:30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내 방산업계가 역대급 호황기를 이어간 가운데 한국항공우주(KAI)는 이와 반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KAI도 2023년 최대 매출을 올렸으나 최근 2년 사이 그 규모가 모두 역성장했다.

회사는 향후 3년간 연평균 20%의 매출 증가율 달성을 목표로 공언한 가운데 시장에선 내년을 KAI 실적 반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일부 납기 지연 이슈로 성장성이 둔화한 것처럼 보이나 이미 축적한 26조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회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해외 수주 확보는 과제로 떠오른다.

◇방산 '빅3' 고공행진 속 부진, 수출 지연 영향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 등과 함께 방산 '빅4'로 분류되는 KAI는 올해 피어그룹 대비 부진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2조2297억원, 영업이익 19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6%, 3.2% 감소한 성적을 거뒀다. 피어그룹이 최대 2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는 사이 KAI 홀로 역성장했다.

국내 방산업계는 2022년 폴란드 수주를 기점으로 매년 고공성장하는 흐름을 보였다. 2020년대 초까지 6조원에 머물던 한화에어로의 매출은 올해 20조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고 현대로템LIG넥스원도 각각 연간 매출 4조원과 3조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정학적 위기 속에 수출 지역 다변화와 납기 일정 준수 등이 더해진 결과다.


KAI도 2023년까지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며 연매출이 4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2023년 3조8193억원의 매출고를 올렸고 이듬해에는 전년도 실적에는 못 미치는 3조6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은 일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400억원대를 유지했다.

외형은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회사는 올해 반등을 기대하며 연매출 4조87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국내 소형무장헬기(LAH) 양산과 KF-21 체계개발을 비롯해 폴란드와 말레이시아로 나가는 FA-50 물량을 반영하며 연간 매출 4조원 돌파를 목표치로 설정했다.

다만 기대했던 폴란드 수출 물량 인도가 예상보다 지연되며 완제기수출 매출이 부진했고 자연스럽게 전체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완제기수출 목표 매출은 1조3787억원이었지만 해당 사업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622억원에 머물렀다. 연간 전체 매출 목표치 대비 3분기 누적 달성률은 54% 수준에 그친다.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 KF-21 수출 가능성 '촉각'

올해 KAI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회사는 내년 반등 가능성에 보다 주목하는 분위기다. KAI의 26조원 규모 수주잔고가 순차적으로 매출로 이전되며 사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KAI가 올 상반기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통해 연평균 20%의 매출 증가율을 목표로 설정한 것 역시 대규모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한다.


3분기 말 수주잔고는 국내사업이 10조5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외 기체구조물 9조9234억원, 완제기수출 5조8439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중 기대를 모으는 분야는 역시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완제기수출이다.

러·우 사태 이후 확보한 4조원 상당의 폴란드 수출 물량 가운데 3조원가량이 내년부터 본격 납품될 전망이며 이외 1조원 내외의 말레이시아, 필리핀 물량도 납기를 기다리고 있다. 기존 KAI의 실적을 뒷받침하던 국내사업에 완제기수출이 더해지면 회사의 실적 반등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예측이 뒤따라온다.

문제는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추가 수출 물량 확보다. 올해 KAI는 중동,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3조5000억원 규모의 완제기수출 신규 수주를 목표로 내걸었으나 3분기 누적 기준 해당 사업의 실제 신규 수주량은 1조1000억원에 그쳤다. 2분기 필리핀의 FA-50 추가도입(9753억원)이 없었으면 이마저도 기록하기 어려웠다.

시장에선 양산을 앞둔 한국형전투기(KF-21)의 수출을 돌파구로 보고 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필리핀 등에서 KF-21 도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한국·페루 양국 방산협력에 따른 KF-21 도입·공동생산 논의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