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Board Change

현대모비스, 주주추천 이사 유지…집중투표제 첫 물꼬

박현주 주주추천 신임 후보 표결…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선진화 '퍼스트 무버'

허인혜 기자

2026-02-13 08:22:10

현대모비스가 주주추천 사외이사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2020년 처음으로 주주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고 이 제도를 통한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주주추천으로 선임됐던 장영우 사외이사의 재선임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주주추천 사외이사 후보를 선제적으로 준비해 왔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집중투표제 도입 물꼬를 틀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우회해 왔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선임 사외이사 제도와 주주추천 사외이사 제도 등을 병행해온 만큼 집중투표제와 함께 시행되면 견고한 독립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장영우→박현주 사외이사로, 주주추천 이사 비중 유지

현대모비스는 3월 17일 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이사 선임의 건 등을 의안으로 상정한다고 12일 밝혔다. 이사 선임의 건으로 제임스 김 사외이사와 정의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박현주 신임 사외이사 후보 선임의 안도 표결에 부친다.
그래픽=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박현주 후보는 주주추천에 따라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 박현주 후보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APAC 지역본부와 SC제일은행 트랜젝션뱅킹 본부, SC제일은행 커머셜 기업금융 총괄본부 전무와 부행장보를 거쳐 BNY 뉴욕멜론은행 한국대표를 맡았다. 2020년부터는 대한항공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며 임기는 내달 종료된다.

현대모비스는 박현주 후보의 금융과 자본시장 전문성을 추천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최종 추천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기재돼 있지만 전 단계에서 주주추천을 받은 인물이라고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 사외이사 5인 중 1인에 대해 지분과 관계없이 다양한 주주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후보를 선임하는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제도를 마련했다. 첫해 장영우 사외이사가 주주추천으로 선임됐다. 장영우 사외이사는 2023년 재선임돼 한 차례 연임했다.

박현주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의 역할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영우 사외이사가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운영규정 제4호에 따라 담당위원으로 선임돼 주주와의 소통을 이행해 왔다. 대표적으로 2024년 12월 일주일간의 거버넌스 관련 IR 행사에서 주주추천 사외이사가 직접 참여해 시장과 소통했다고 현대모비스는 전했다.

◇'집중투표제' 현대모비스가 그룹 첫 물꼬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주주총회를 가장 빠르게 소집하는 곳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주주총회 집중 기간을 피하기 위해 소집 공고도 이르게 하고 주총 자체도 다른 기업들 대비 앞서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이사회 선진화 전략은 개별 기업이 아닌 그룹 차원에서 이행된다. 예컨대 2025년 4월부터 현대자동차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함께 시행했다. 주주주천 사외이사 선임 제도도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상법 개정에 따른 정관 변경이 모두 같이 적용되더라도 선제적으로 정관을 바꾸게 된 현대모비스의 세부안 등을 보면 현대차그룹 전체의 분위기가 읽힌다. 현대모비스는 개정 상법에 대응하기 위한 정관 변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외이사 명칭 변경과 감사위원 구성 강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는 물론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의 건도 상정한다.


집중투표제는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는 모두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도입에 눈길이 가는 것은 배경 때문이다. 그동안 선임 사외이사 제도 등 이사회 선진에 초점을 맞췄지만 집중투표제는 정관으로 우회했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집중투표제 요구와 표결 다툼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제도 등을 통해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상법 시행 시기인 2026년 9월 10일을 고려해 별도의 부칙으로 '집중투표에 관한 적용례'를 신설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의 건도 눈여겨볼 만하다. 상법 제382조의3 개정 조문을 반영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이사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여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여야 한다' 등의 조항을 보강하거나 신설했다. 정관은 3월 주주총회 승인일로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