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4세 이규호 부회장은 아직 제약바이오 계열사 경영 전면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등기 임원으로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다른 상장 계열사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활동하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인보사 사태 이후 사업 불확실성과 그룹내 제약바이오 계열사 위상이 낮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고 실적 개선 흐름까지 나타나면서 앞으로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까지는 김
선진 대표이사를 비롯한 전문경영인과 그룹 재무통 옥윤석 CFO를 중심으로 경영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웅열 명예회장 2심 무죄, 주주들 손해배상도 '패소'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룹 내 제약바이오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 중에서도 원료의약품 및 의약품중간체를 생산·공급하는 케미컬사업과 세포유전자 신약 연구개발을 영위하는 바이오사업을 포트폴리오로 갖고 있다. 2000년 4월에 설립돼 2009년부터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최대주주는 지주사 코오롱으로 지분 26.09%를 보유 중이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2대 주주로 17.33% 지분을 갖고 있다. 오너 4세이자 이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규호 부회장의 지분은 없는 상태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생명과학 지분도 없지만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다. 이 명예회장이 이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전까지 보유 주식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 부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은 없다. 다만 이 부회장은 지주사 코오롱의 대표이사이자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등 계열사 사내이사를 겸하면서 그룹과 계열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그룹의 또 다른 제약바이오 상장사인
코오롱티슈진 역시 마찬가지다. 지주사 코오롱이 최대주주로
코오롱티슈진 지분 39.27%를 보유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이 14.97%, 코오롱생명과학이 9.64% 지배력을 확보했지만 이 부회장 지분은 없다. 또 이 부회장이 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제약바이오 계열사들의 그룹 내 입지가 다져지지 않은 점이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2019년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성분 조작 및 허가 취소 사태가 불거진 뒤 관련 사업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었다.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경영진을 감시하고 주요 사업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사회에 참여하는 게 이 부회장에게 부담이었을 수 있다.
다행히 최근 사법 리스크에서는 벗어났다. 이 명예회장이 인보사 성분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 이어 이달 열린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사태로 손실을 본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소송도 지난해 말 주주들의 패소로 마무리됐다.
앞으로 이 부회장이 제약바이오 계열사 경영에도 참여할지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변동성이 컸던
코오롱생명과학의 실적도 안정성을 확보해 가는 추세다. 지난해 잠정 연결기준 매출은 2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179.6% 늘었다. 정밀화학소재 제품 수요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그룹 재무통 옥윤석 CFO 사내이사, 전략통 오범용 상무 기타비상무이사
이규호 부회장이 빠져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사회는 김
선진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김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다. 2명의 사내이사,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 1명의 사외이사 등 총 4인이 이사회 구성원이다. 별도의 소위원회는 두고 있지 않다.
김 대표이사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의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 교수,
한미약품 R&D 총괄 부사장, 플랫바이오 대표 등을 거쳐 2023년 초
코오롱생명과학 수장으로 영입됐다.
올해 초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임 가능성이 높다. 지난 3년간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모두 이룬데다 TG-C(옛 인보사)의 글로벌 임상 역시 막바지에 접어드는 등
코오롱생명과학의 숙원사업을 이끌어 온 공을 대내외적으로 인정 받는 분위기다.
그룹 재무통으로 분류되는 옥윤석 경영지원본부장 전무가 김 대표이사와 함께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CFO이기도 하다. 그는 1970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말
코오롱에 입사했다.
코오롱 사업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을 거쳐 2024년 7월
코오롱생명과학에 합류했다. 임기는 2028년 초까지다.
사외이사로는 윤석중 이사가 활동 중이다. 충북대 비뇨의학 박사를 졸업하고 현재 비뇨기종양학 전공 교수로 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정밀의료 위원장, 대한전립선학회 연구부회장, 대한비뇨기초의학연구회 부회장 등 자리를 겸직하고 있다.
그룹과 연결점이 많은 오범용 기타비상무이사도 이사회 구성원에 포함된다. 오 이사는
코오롱 전략기획실 수석,
코오롱의 전략 조직인 원앤온리 위원회 사무국장, 전략기획2실장 등을 지냈다. 현재
코오롱 헬스케어사업구조혁신단장을 겸임해 계열사간 다리를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