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이사회에서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줄어들면서 지배구조 재편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창업주주 기반의 색채는 옅어지는 반면 기업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역량을 갖춘 전문가 중심으로 이사회가 재구성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강화 기조와도 맞물린다.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를 이사회가 직접 관리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일교포 주주 색채 옅어지고 전문성 중심 이사회 강화 신한카드는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 만료된 재일교포 사외이사 2명 중 1명만 재선임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내 재일교포 이사는 기존 5명 중 2명에서 1명으로 축소됐다. 사외이사 수도 5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가 많아 이사회 독립성 문제는 없다"라며 "향후 추가로 사외이사를 모실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재선임된 오노 마사미치 사외이사는 일본 카모치노상사 오노야 대표로 지난 2024년 3월 선임 이후 2년간 임원후보추천위원장과 ESG위원회, 보수위원회 위원을 맡아왔다. 도쿄공과대학 출신으로 도쿄 유기장 협동조합 협의회 부회장과 도쿄히가시신용금고 지점 대의원 등을 겸임하고 있다.
신한카드 측은 오노 이사에 대해 "20여년간 사업체 운영 경험과 일본 시장의 산업구조와 기업문화, 소비자행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외 비즈니스와 디지털 및 결제 협력 분야에서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해왔다"며 "이사회 내 위원회 활동을 통해 지배구조 및 ESG 개선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재선임 임기는 1년이다.
반면 2024년 같은 시기 선임됐던 히라카와 유타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로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히라카와 이사는 재일교포 창업주주 3세대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계 사외이사 수는 줄고 상징적 대표성만 일부 유지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정호열 사외이사도 이사회를 떠나게 됐다. 후임으로는 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선임됐다. 조 교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을 지낸 지배구조 전문가다. 현재 한국거래소 밸류업 자문단 위원장과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국민연금 기업지배구조 개선 자문위원회 스튜어드십코드 분과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신한카드는 "기업경영 및 지배구조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에 요구되는 독립적 견제 기능과 전략적 의사결정의 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자문 역할을 넘어 이사회가 실질적인 통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최근 감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사회 의장에는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가 선임됐으며 선임사외이사는 조진희 사외이사가 맡는다.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역할을 구분하면서도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로 이사회 컨트롤타워 역할 확대 지배구조 재편과 함께 신한카드는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도 신설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9월 제시한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반영한 조치다.
소비자보호위원회는 이사회에서 선임된 3인으로 구성되며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운다. 위원장 역시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된다. 소비자보호 관련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다.
위원회는 소비자보호 경영계획 및 전략 수립, 성과보상체계의 적정성 점검 결과, 기타 소비자보호 관련 주요 사항을 심의 및 의결한다. 기존 실무 조직 중심이던 소비자보호 기능을 이사회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이 핵심이다.
이번 위원회 신설로 신한카드 이사회 내 위원회는 총 7개로 늘었다. 감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ESG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에 소비자보호위원회가 추가되면서 이사회가 내부통제와 리스크, 소비자보호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