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이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데이비드 드레이크(David Drake·
사진)를 낙점하며 경영 공백 해소에 나섰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일본,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축적한 경영 경험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추천 배경으로 제시했다.
드레이크 신임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경영 정상화다. 과거 성장을 견인해 온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리며 부실화되면서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이후 1조원이 넘는 채권을 상·매각하며 장부상 고위험 자산을 정리해 왔지만 자산 리밸런싱을 통한 흑자 전환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임추위 전원 찬성으로 가결, 글로벌 이력 강점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 임추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데이비드 드레이크를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임기는 오는 5월부터 3년이다. 앞서 13년간 페퍼저축은행을 이끈 장매튜 하돈 대표가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하자 임추위가 신속하게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해 후보를 확정한 모습이다.
임추위는 "드레이크 후보자는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40년 이상 경력을 쌓아온 금융 전문가로 주요 금융기관 및 투자 플랫폼에서 리더십 직책을 수행하며 금융업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검증된 경영 역량을 축적해 왔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축은행이 직면한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페퍼저축은행은 드레이크 대표를 내실 중심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다. 드레이크 대표는 1960년생으로 미국 워싱턴대학교 세인트루이스(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에서 MBA를 취득했다. 뉴욕은행(The Bank of New York)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SBI 신세이은행, 싱가포르 터니온 캐피탈 매니지먼트(Ternion Capital Management) 대표, Boustead Wavefront 대표를 거친 뒤 바이탈 시스템즈(Vytal Systems)를 창업했다.
특히 바이탈 시스템즈에서는 아시아 기업의 미국 자본시장 기업공개(IPO)를 지원하는 등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같은 이력이 주요 주주인 페퍼그룹과 SG프라이빗에쿼티(SG PE)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부메랑, 수익 구조 정상화 ‘시험대’
드레이크 대표의 우선 과제는 수익 구조를 정상화하는 데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쳐왔으나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리며 자산 건전성이 악화됐다. 그 여파로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반등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페퍼저축은행은 고위험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이후 1조원이 넘는 부실 채권을 상·매각하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왔다.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축소에 방점을 찍는 전략으로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훼손을 감수하더라도 건전성 회복에 집중해 왔다.
드레이크 대표가 글로벌 투자, 구조조정 등 경험이 풍부한 만큼 자산 리밸런싱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부동산 익스포저를 줄이고 기업금융이나 중금리 대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동시에 비용 효율화와 조직 재정비를 통해 체질 개선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황 자체가 녹록지 않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저축은행 업권 전반이 PF 부실 여파와 수신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단기간 내 흑자 전환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