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업계 최초로 대표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하는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신설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주문한 이후 카드업계 전반에서 소비자보호 조직을 이사회 수준으로 격상하는 흐름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한 카드사 중 대표이사가 직접 위원으로 참여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소비자보호 관련 정책과 내부통제 방안이 실제 경영 전반에 보다 빠르게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카드는 26일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는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정책과 내부통제 체계를 이사회 차원에서 직접 논의하고 관리하는 소위원회다.
이번 위원회 신설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에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의 실질적 운영과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CCO) 및 전담 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 소비자보호 중심 성과보상체계(KPI) 설계 등을 주문한 바 있다.
정상호 대표이사(
대표)가 직접 위원으로 참여해 주목된다.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한 카드사 가운데 대표이사가 위원으로 직접 참여하는 사례는 롯데카드가 처음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정상호 대표 취임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위원회 논의 사항을 실제 경영활동에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해 대표이사가 직접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는 반기에 1회 이상 개최된다. 주로 다룰 안건으로는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내부통제체계 구축 △주요 정책 수립 및 점검 △소비자 권익 침해 방지를 위한 거버넌스 확립 등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핵심 의사결정이다.
위원회는 이지은 사외이사와 이복실, 이은정 사외이사, 정상호 대표이사 등 총 4인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소비자학 전문가인 이지은 사외이사가 맡는다. 이 위원장은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서울대학교에서 소비자학 관련 학·석사 과정을 마친 뒤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소비자행동·소비자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 카드업계에서는 소비자보호 조직을 이사회 수준으로 격상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3월 이사회 직속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다. 위원장은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이사장을 지낸 장용성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신한카드 역시 기존 내부통제위원회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소비자보호 관련 안건을 전담 심의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사회 내부 별도 위원회 신설 대신 기존 소비자보호 조직을 강화한 사례도 있다. 삼성카드는 기존 임원 중심 소비자보호위원회를 CEO 직접 참여 체제로 개편하고 명칭도 '컨슈머 듀티 보드'로 변경했다. 소비자에게 좋은 결과를 제공해야 하는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KB국민카드는 기존 소비자보호본부 기능을 그룹 차원으로 강화하며 민원 대응과 금융사고 예방 체계 고도화에 나섰다.
롯데카드 역시 앞서 신뢰경영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기존 고객패널 제도를 확대 개편하는 등 소비자보호 체계 정비에 공을 들여왔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객관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대표이사가 직접 참여하는 만큼 위원회에서 논의된 정책과 내부통제 방안이 실제 경영 전반에 보다 추진력 있게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