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12년간 유지해온 기타비상무이사 체제를 종료하고 최고안전전략책임자(CSSO)를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오너일가의 그룹 차원 감독 기능보다 안전·공정 관리 역량을 이사회 중심에 배치한 것으로, 2023년 검단 사고 이후 추진해온 안전경영 강화 기조가 이사회 구조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CSSO의 이사회 합류로 안전보건 관련 안건은 보고 대상에서 직접 의사결정 대상이 됐다. ESG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도 함께 바뀌면서 안전 책임자의 역할이 위원회 운영까지 확대되는 등 GS건설의 거버넌스 무게중심이 현장 안전 중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12년 만의 기타비상무이사 퇴임, CSSO 사내이사 선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허진수 GS칼텍스 고문의 GS건설 기타비상무이사직 퇴임과 김태진 사내이사의 신규 선임이다. GS건설에서 기타비상무이사가 없어진 것은 12년 만의 일이고 허창수 회장 직계 이외의 오너일가가 GS건설 이사회에서 빠진 것은 23년 만이다.
허 고문의 GS건설 기타비상무이사 임기는 올 3월 임기만료됐다. 그는 2020년 3월부터 6년 자리를 지켰다. 전임자는 허태수 GS그룹 회장이다. 허 회장은 2014년부터 6년 GS건설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유지했다. 더 이전에 GS건설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오너일가로는 CFO, COO 등을 거쳐 대표까지 지냈던 허명수 전 부회장이 있다. 허 전 부회장은 2003년부터 2014년 3월까지 자리를 지켰다.
올해 기타비상무이사가 빠진 공백은 안전책임자가 메웠다. 올해 이사회에 합류한 김태진 사장은 최고안전전략책임자(CSSO)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 3분기 최고안전책임자(CSO)에 올랐다. GS건설은 작년 연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서 CSO를 CSSO로 재편했다. CSSO는 CSO 체제의 안전보건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전 사업조직을 아우르는 안전·공정 기획을 총괄한다. 김 CSSO는 1962년생으로 직전까지 GS건설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겸직하기도 했다.
GS건설은 허윤홍 CEO와 김태진 CSSO의 대표이사 2인 체제로 전환됐다. 직전까지 허창수 회장(이사회 의장)과 허윤홍 대표이사 2명이 사내이사였던 것이 3명으로 늘었다. 사내이사 비중이 높아진 반면 기타비상무이사가 사라지면서 이사회 내 비상무 포지션은 사외이사 4명만 남게 됐다.
허진수 기타비상무이사의 퇴임은 이사회 성격 변화의 단초가 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자리다. 오너일가가 빠지고 현업 집행임원인 CSSO가 들어왔다는 것은 이사회의 무게 중심이 그룹 차원의 감독에서 현장 안전 관리로 이동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왼쪽부터)허태수 GS그룹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고문, 김태진 GS건설 사장.
이사회 구성 변화는 산하 위원회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ESG위원회는 직전까지 사외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허진수) 1명으로 운영됐다. 허진수 이사의 퇴임으로 이 구성이 사외이사 4명과 사내이사(김태진) 1명으로 재편됐다.
위원회 내 역할 배분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직전 보고서에서 허진수 이사는 ESG위원회 위원으로 등재돼 있으나 별도의 담당 분야가 기재되지 않았다. 반면 김태진 CSSO는 '환경지표(에너지, 폐기물) 실적 결과'를 담당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단순 참석에서 실무 기능을 가진 위원으로 성격이 바뀐 것이다.
ESG위원회 운영 빈도도 늘었다. 2024년 4회에서 2025년에는 임시회의를 포함해 5회를 개최했다. 안건의 성격도 달라졌다. 2025년 ESG위원회에서는 주주제안 처리 기준 및 절차 규정 승인이 새로 상정됐다. 직전 보고서에는 없던 항목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구성이 바뀌었다. 직전에는 허창수 회장이 유일한 사내이사 위원이었는데 2026년에는 김태진 CSSO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안전보건, 이사회 의사결정에 직결
GS건설의 이사회 재편은 2023년 검단 사고 이후 일관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CSO 신설(2024년)에서 CSSO 격상, 이사회 선임까지 단계적으로 안전 거버넌스의 위상을 끌어올려왔다. CSSO의 이사회 선임은 안전보건 거버넌스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기존에는 CSO가 이사회에 안전 관련 사항을 보고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CSSO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안건을 직접 심의하는 구조가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GS건설 이사회는 2025년 3월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 승인의 건을 의결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외부 안전·보건 종합진단 결과보고를 보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CSSO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해 안전 관련 사항이 의사결정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조직 체계도 달라졌다. 직전 보고서에서 안전보건관리 최고 책임자는 CSO로 산하에 안전보건팀·안전혁신학교·안전점검팀 등을 두고 있었다. 2026 보고서에서는 이를 CSSO 체제로 격상하면서 전 사업조직을 아우르는 안전·공정 기획을 총괄하는 구조로 확대했다. 산하 조직도 안전경영혁신TF, 안전혁신학교, 기술안전지원팀, 안전보건전략팀, 안전보건운영팀, 안전점검팀 등으로 세분화됐다.
한편 이사회 전체 운영은 소폭 축소됐다. 2024년 9회 개최에 29건을 심의한 것이 2025년에는 8회 개최에 18건 심의로 줄었다. 보상위원회는 2024년 상반기 신설 이후 2025년에 3회를 개최됐다.
GS건설 관계자는 "김태진 대표는 CSSO로서 안전보건 내부통제 체계를 이끌고 있으며 과거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하며 쌓은 의사결정 역량과 재무적 자원배분 역량을 바탕으로 안전경영을 체계적으로 고도화해왔다"며 "규제 대응에 그치지 않고 안전보건 리스크를 관리하고 관련 경영 자원의 효율적·합리적 배분을 통해 실질적 안전 수준 제고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