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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 보드

희성그룹 공시대상기업집단 첫 편입, 오너 경영은 LT 한곳

①자산 5조 대기업 지정, 지배구조 공개…LT 부자 CEO, 이사회 참여 유일

김동현 기자

2026-07-22 08:20:25

편집자주

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 관계로 엮여 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 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희성그룹은 1996년 LG에서 계열분리한 지 30년 만에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이에 그룹은 대기업집단 편입에 따라 대규모 내부거래, 주식 소유 현황 등을 비롯한 지배구조 전반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새로 공개한 내용 중 하나가 이사회를 구성하는 등기임원진 현황이다.

희성그룹은 상장사가 한곳도 없어 그동안 이사회 거버넌스를 공개한 계열사가 많지 않았다. 전 계열사가 비상장사인 만큼 사외이사를 선임한 회사 역시 한곳도 없었다. 이중 오너일가가 이사회에 참여해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은 LT가 유일했다.

◇13개 계열사 등기임원 공개, LT 오너가 각자대표 경영

희성그룹은 4월 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고 한달여 만인 지난 6월 국내 계열사의 등기임원 현황을 공시했다. 그룹 대표회사인 희성전자를 비롯한 13개 전 계열사가 대상이다. 공시에 따르면 그룹 동일인과 친족관계, 즉 오너가가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회사는 13개사 중 LT 한곳이었다.

제미나이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희성그룹은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두 동생인 구본능·구본식 회장이 1996년 계열분리를 통해 출범한 범LG가 그룹이다. 구본능 회장이 희성전자 대주주(42.08%)로 그룹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구본능 회장의 동생 구본식 회장은 LT를 중심으로 그룹 내 별도 그룹을 꾸렸으나 여전히 희성전자 지분 16.68%를 보유한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며 희성그룹은 두 형제 경영인 회장 체제를 유지 중이다.

구본능 회장이 희성전자 대주주로 자리하고 있으나 희성그룹 주요 계열사는 오너가 대신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희성전자·촉매·피엠텍 등 자산 5000억원 이상의 3사를 비롯해 구본능 회장의 희성전자 계열사 7곳 모두 오너 경영인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구 회장은 2011년 희성촉매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그룹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구본식 회장이 이끄는 LT 계열은 소그룹의 지주사인 LT의 출범과 함께 오너 이사회 경영 체제를 안착했다. 2023년 LT삼보가 지주·투자 신설회사 LT와 건설 존속회사 LT삼보로 인적분할하며 구본식 회장이 직접 LT의 대표직을 맡아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구 회장은 LT 출범 전 그룹 대표회사인 LT삼보에서 경영총괄 회장직을 수행했으나 어디까지나 미등기임원이었다.

2023년 7월 LT삼보에서 분할한 LT가 출범하며 구 회장은 김진국 당시 LT정밀 대표와 LT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이사회를 꾸렸다. 특히 이 시기 구 회장의 장남인 구웅모 당시 LT삼보 상무(현 전무)도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구 전무는 이듬해 3월에 LT 각자대표로 선임되며 구 회장과 함께 LT 경영을 이끌고 있다.



◇희성전자, 계열사 이사회 겸직으로 연결고리 확보

구본능 회장의 희성전자 계열은 오너를 대신한 전문경영인이 계열사 이사회를 겸직하며 경영을 서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성전자 사내이사는 희성촉매, 희성피브이씨 등을 겸직 중이며 희성피엠텍 사내이사는 희성전자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

희성전자는 정도현 부회장(대표이사 CEO)와 이석종 사장(최고운영책임자·COO), 김진우 이사(재무담당) 등 3인의 사내이사로 이사회를 운영 중이다. 이중 정 부회장과 김 이사가 각각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로 희성촉매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희성촉매는 희성전자와 오너일가, 독일 바스프 등이 지분을 합작한 회사다. 바스프가 지분 50%를 보유 중이며 희성전자(37.99%)와 구본능 회장(6.45%), 구 회장의 친자 구광모 LG그룹 회장(5.56%) 등이 주주로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희성그룹 전체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1621억원)을 거둔 핵심 회사이기도 하다.

오너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인 데다 그룹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위치에 있는 회사인 만큼 희성전자 사내이사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희성촉매 이사회는 희성 인사 3인과 바스프 인사 3인 동수로 이뤄졌다. 희성 측 인사로는 한현식 희성촉매 대표와 정용재 희성촉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내이사로, 정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바스프 인사 3인은 전원 기타비상무이사다. 감사는 김 이사가 유일하다.

희성촉매 외에도 희성피엠텍, 희성피브이씨 등 계열사도 주요 등기임원이 겸직 형태로 이사회를 운영 중이다. 정용재 CFO는 희성피엠텍 감사를 맡고 있으며 희성피엠텍 사내이사인 이병각 CFO는 희성전자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 희성전자의 김진우 이사는 희성피브이씨 기타비상무이사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