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사회의 인적 구성은 전직 관료, '
SKY' 출신, 1960년대생이라는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특히 관료 출신 독립이사 비중은 40.7%로 다른 그룹과 비교해 두드러질 정도로 높았다. 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 확대가 요구되고 있지만 삼성그룹의 이사회는 여전히 이미 검증된, 안정 지향적인 인물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관료 출신 독립이사 선호, 10대 그룹 중 1위
theBoard가 2025년 12월 31일 기준 국내 10대 그룹과 4대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81곳의 등기이사 584명을 전수 분석한 결과 삼성그룹 13개 계열사의 독립이사 54명 가운데 22명(40.7%)이 관료 출신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대 그룹 가운데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이다. 포스코그룹이 35.3%,
HD현대그룹이 28%로 그 뒤를 잇는다. 기업인 출신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해 10대 그룹 가운데 관료 비중이 가장 낮은
SK그룹(2%)과 비교하면 20배가 넘는다.
특히 중후장대 및 대형 수주산업, 대관 및 규제 대응 수요가 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일수록 관료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삼성중공업은 독립이사 3명이 모두 고위 관료 출신으로 채워졌다.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원재 전 국토교통부 1차관, 김상규 전 조달청장 등이다.
삼성물산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정병석 전 노동부 차관, 김경수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이 독립이사를 맡았다.
글로벌 통상·금융 규제 대응 수요가 큰
삼성전자 역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2명의 중량급 관료를 독립이사로 포진시켰다.
에스원은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2차관, 임지원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을 독립이사로 두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전기는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삼성SDS는 이인실 전 통계청장을 독립이사로 선임했다.
◇ 'SKY·60년대생 시니어' 이사회 장악…사내 여성이사는 '이부진' 유일
학벌과 세대의 선호도 뚜렷하다. 삼성그룹 등기이사 93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36명(38.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가 14명(15.1%), 고려대가 9명(9.7%)으로 뒤를 이었다. 세 학교 출신을 합치면 59명으로 전체의 63.4%에 이른다. 조사
대상 전체 이사의
SKY 출신 비중인 57.7%보다 5.7%포인트 높다.
세대 편중도 두드러졌다. 삼성그룹 전체 이사 가운데 1960년대생 이사가 65명으로 69.9%를 차지했다. 1950년대생은 19명(20.4%)으로 50대 이상 이사가 90%를 넘는다. 반면 1970년대생은 9명(9.7%)에 불과했다.
이에 삼성그룹 이사회 평균 연령은 61.5세로 10대 그룹 중 포스코(63.4세),
GS(62.4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최연소 이사는 51세인 최정현 삼성E&A 사외이사다. 삼성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포스코그룹과 함께 40대 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그룹으로 꼽혔다. 반면 70대 이사는 7명으로 조사
대상이 된 그룹 및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았다.
삼성그룹의 여성 이사는 17명으로 전체의 18.3%(93명 중 17명)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이 된 기업들의 여성 이사 평균 수치인 20%를 소폭 밑돈다. 여성 이사는 대부분 독립이사로 채워졌다. 사내이사 가운데 여성은 오너 일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제일기획은 13개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