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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선택한 독립이사 '관료·SKY·1960년대생'

[삼성]관료 출신이 40%…평균 61.5세·SKY출신 63%

김지효 기자

2026-08-18 08:49:31

편집자주

우리나라 대기업 이사회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개정 상법으로 독립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이사회 현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 됐다. theBoard는 2025년 말 기준 국내 10대 그룹과 4대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81곳의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토대로 이사 584명의 현황을 분석했다. 이사회의 구성과 이력, 의장 체제, 회의 및 의결 현황을 수치로 풀어 한국 대기업 이사회의 평균적인 모습을 그려본다. 그룹별 인적 구성과 운영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제도 변화 속에서 이사회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삼성그룹 이사회의 인적 구성은 전직 관료, 'SKY' 출신, 1960년대생이라는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특히 관료 출신 독립이사 비중은 40.7%로 다른 그룹과 비교해 두드러질 정도로 높았다. 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 확대가 요구되고 있지만 삼성그룹의 이사회는 여전히 이미 검증된, 안정 지향적인 인물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관료 출신 독립이사 선호, 10대 그룹 중 1위

theBoard가 2025년 12월 31일 기준 국내 10대 그룹과 4대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81곳의 등기이사 584명을 전수 분석한 결과 삼성그룹 13개 계열사의 독립이사 54명 가운데 22명(40.7%)이 관료 출신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대 그룹 가운데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이다. 포스코그룹이 35.3%, HD현대그룹이 28%로 그 뒤를 잇는다. 기업인 출신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해 10대 그룹 가운데 관료 비중이 가장 낮은 SK그룹(2%)과 비교하면 20배가 넘는다.

특히 중후장대 및 대형 수주산업, 대관 및 규제 대응 수요가 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일수록 관료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삼성중공업은 독립이사 3명이 모두 고위 관료 출신으로 채워졌다.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원재 전 국토교통부 1차관, 김상규 전 조달청장 등이다. 삼성물산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정병석 전 노동부 차관, 김경수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이 독립이사를 맡았다.

글로벌 통상·금융 규제 대응 수요가 큰 삼성전자 역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2명의 중량급 관료를 독립이사로 포진시켰다. 에스원은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2차관, 임지원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을 독립이사로 두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전기는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삼성SDS는 이인실 전 통계청장을 독립이사로 선임했다.

◇ 'SKY·60년대생 시니어' 이사회 장악…사내 여성이사는 '이부진' 유일

학벌과 세대의 선호도 뚜렷하다. 삼성그룹 등기이사 93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36명(38.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가 14명(15.1%), 고려대가 9명(9.7%)으로 뒤를 이었다. 세 학교 출신을 합치면 59명으로 전체의 63.4%에 이른다. 조사 대상 전체 이사의 SKY 출신 비중인 57.7%보다 5.7%포인트 높다.

세대 편중도 두드러졌다. 삼성그룹 전체 이사 가운데 1960년대생 이사가 65명으로 69.9%를 차지했다. 1950년대생은 19명(20.4%)으로 50대 이상 이사가 90%를 넘는다. 반면 1970년대생은 9명(9.7%)에 불과했다.

이에 삼성그룹 이사회 평균 연령은 61.5세로 10대 그룹 중 포스코(63.4세), GS(62.4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최연소 이사는 51세인 최정현 삼성E&A 사외이사다. 삼성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포스코그룹과 함께 40대 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그룹으로 꼽혔다. 반면 70대 이사는 7명으로 조사 대상이 된 그룹 및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았다.

삼성그룹의 여성 이사는 17명으로 전체의 18.3%(93명 중 17명)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이 된 기업들의 여성 이사 평균 수치인 20%를 소폭 밑돈다. 여성 이사는 대부분 독립이사로 채워졌다. 사내이사 가운데 여성은 오너 일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제일기획은 13개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