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

대형사 틈새 뚫은 교보증권, 이사회 경쟁력 '쟁쟁'

[증권사] 구성·견제·평가 프로세스 고득점…정보공개는 숙제

이지혜 기자

2025-06-16 14:32:49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교보증권이 강소 증권사로서 면모를 보였다. 굵직한 대형 증권사를 제치고 이사회 구조만큼은 누구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서 증권업계 기준 2위를 차지했다. 1위부터 5위까지 대형 증권사가 포진한 가운데 교보증권의 선전은 돋보인다.

교보증권은 이사회 △구성이 특히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평가 대상 증권사 평균 대비 점수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해당 부문은 모두 12가지 항목을 평가했는데 절반 이상에서 만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견제기능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 사이에서 돋보인 이사회 경쟁력

theBoard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연차보고서)와 2024사업연도 사업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자기자본 상위 15개 증권사를 포함해 주요 금융사 53곳이 평가대상이다.

2025 이사회 평가는 모두 6가지 부문에 걸쳐 이뤄졌다. 이사회 △구성과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이다. 교보증권은 전체 총점 220점 만점에 156점을 기록해 3위와 상당한 격차를 벌리며 2위에 랭크됐다.


교보증권이 전체 총점을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은 이사회 △구성에 있다. 해당 부문은 전체 평가에서 가장 배점이 높은 편인데 교보증권은 이 부문의 다수 항목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구성 점수는 5점 만점에 평균 4.2점이다.

이중효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삼아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인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또 모든 이사회 내 소위원회의 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겼다. 각 사외이사에게 할당된 소위원회 수도 3곳을 넘지 않았다. 사외이사로서 업무에 책임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셈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해 후보 선임의 객관성을 높인 점도 고득점의 배경이다. 이사회 역량구성표(Board Skills Matrix)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금융, 회계, 글로벌, ESG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를 기용했다.

다만 아쉬운 지점도 있다. 다양성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사진의 국적이 연령대가 59~78세로 높은 편인데다 남성으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견제기능·평가 프로세스 강점, 정보공개는 과제

교보증권 이사회는 △견제기능 부문에서도 증권업계 평균보다 비교적 많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 선임에 있어서 일찌감치 가동돼 활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4년 3월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에 맞춰 교보증권 이사회는 그해 1월부터 이사회를 통해 최고경영자 후보군 8명을 추리고 2월에 후보자의 자격을 심층 검증, 박봉권 대표를 사내이사 후보로 재선임했다.

또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인재를 포함해 사외이사 3인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는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도 양호한 편이다. 5점 만점에 4.1점을 기록했다. 이사회가 그간 활동에 대하나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통해 공시했다. 또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이사 재선임 여부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사회 △정보접근성은 5점 만점에 2.7점으로 비교적 점수가 낮았다. 집합적 정합성 확보를 위한 정책 운영 현황과 책무구조도에 대한 이사회 승인 내역이 2024년 자료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집합적 정합성 정책은 이사회가 전문성을 다양화하기 위한 제도를, 책무구조도는 임원의 내부통제 업무 범위와 내용을 규정하는 정책이다.

또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어도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이사회 의사록에만 기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교보증권은 이사회 △참여도와 △경영성과 부문에서 각각 3.6점, 2.3점을 받았다. △참여도는 이사회 개최 횟수, 출석률, 정기 교육 횟수 등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경영성과는 주주수익률(TSR)과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측정해 점수를 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