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컴텍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사회를 재무 전문가로 채웠다. 이사회 총원의 80%가 재무와 회계 전문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양화학그룹의 첫 번째 상장사인 데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도 활발한 만큼 경영투명성과 지배구조를 개선해 투자자 신뢰를 얻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외이사의 권한에도 힘을 실었다. 삼양컴텍은 모든 소위원회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였다. 또 등기이사의 보상과 관련해 사내이사의 의결권을 제한했을 뿐 아니라 사외이사 과반의 찬성을 얻도록 이사회 운영규정도 개정하기로 했다.
◇IPO 앞두고 ‘재무형 이사회’로 무장 22일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삼양컴텍이 이사회를 모두 5명으로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 등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의 전문 분야다. 김종일 대표를 제외한 이사회 총원 5명 중 4명이 재무와 회계 전문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IPO를 앞두고 회계 투명성과 재무 건전성에 대한 대외 신뢰를 높이기 위해 재무 회계 전문가를 전진 배치했다.
사내이사인 1968년생인 권종수 상무이사는 1986년 삼양화학공업에 입사해 2010년부터 삼양컴텍 재무회계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23년가량 삼양컴텍의 재무와 회계를 관리하며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인정받아 전무이사 등 직급이 높은 다른 미등기임원을 제치고 이사회에 합류했다.
사외이사진은 김수정 일신회계법인 파트너, 박현철 법무법인 세종 고문, 전영섭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김수정 이사는 삼정KPMG를 거쳐 코오롱글로텍과
LG화학 CFO기획팀에서 일했다. 2019년부터 일신회계법인에서 재직 중이다.
박현철 이사는 한국은행과 은행감독원, 금융감독원에서 일했으며 DS네트웍스자산운용 회장, DS금융홀딩스 상근회장 등을 지냈다. 전영섭 이사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미국 로체스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삼양컴텍은 "박현철 이사가 42년간 금융업계에서 근무하며 충분한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영섭 이사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33년간 지낸 경제학의 최고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삼양컴텍 이사회에서 사업 전문가는 대표이사 한 명뿐인 셈이다. 김종일 대표는 1953년생으로 국방부 조달본부에서 일하다 1983년 기획조정실 차장으로 삼양컴텍에 합류해 42년 가까이 재직하고 있다. 원가부 부장, 비서실 전무, 총괄관리 부사장 등을 지냈으며 삼양화학공업, 삼양정밀화학을 거쳐 현재 삼양컴텍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지배주주 사임, 사외이사 권한 확대…이사회 독립성 강화 삼양컴텍이 지금과 같은 이사회 구조를 갖춘 건 2024년 6월이다. 권종수 상무이사는 사내이사로, 박현철, 김수정 이사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9월에는 전영섭 사외이사도 추가됐다.
대신 박재준 제오홀딩스 대표가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제오홀딩스는 삼양컴텍 지분을 35.17% 보유한 기업이다. 박재준 대표가 제오홀딩스 지분 65.1%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다시 말해 삼양컴텍의 지배주주인 박재준 대표가 지난해 6월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는 의미다.
삼양컴텍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삼양컴텍은 각종 장치를 설정해뒀다. 소위원회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한 게 대표적이다. 삼양컴텍은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3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금감원 등에서 일한 박현철 이사가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내부거래위원회는 전영섭 이사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김수정 이사가 각각 위원장으로 이끌고 있다.
삼양컴텍은 "자산총액이 2조원에 못 미쳐 상법상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독립적이고 투명한 경영의사결정을 위해 소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특수관계자와 거래 시 이사회 구성원 전원의 만장일치 결의를 얻어 집행하도록 했다.
사외이사의 의결권도 강화했다. 등기이사의 보수를 비롯한 보상에 관해 이사회 결의 시 사내이사의 의결권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해당 안건에 대해 사외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의하도록 이사회 운영규정을 개정하기로 한국거래소와 확약을 맺었다.
한편 삼양컴텍은 이달 24일부터 25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액을 확정한 뒤 8월 5일부터 6일까지 청약을 진행한다. 납입기일은 8월 8일이다. 대표주관은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