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이사회 구성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고려아연은 지난해만 해도
선진화되지 못한 이사회 구조로
영풍-MBK파트너스에 분쟁 빌미를 제공했으나 자구책을 통해 변모했다. 약점으로 꼽히던 이사회 구성가 이젠 더보드 이사회 평가에서는 강점으로 평가됐다.
사외이사 의장 선임이 쇄신 신호탄이었다.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사외이사 의장을 내세웠다. 또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해 다양성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고 소위원회 숫자도 늘리며 평점을 개선했다.
◇지배구조 개선 용단…9개 항목 중 6개 최고점 theBoard는 자체 평가 툴을 활용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 기준은 올해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2024년 사업보고서, 2025년 1분기 보고서 등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대 공통 지표를 중심으로
고려아연의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했다.
고려아연은 6개 평가 부문 중 구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성 부문 점수는 평균 4.4점으로 참여도(4점), 견제기능(3.8점), 평가개선프로세스(3.7점), 경영성과(2.7점)보다 높았다. 구성 부문보다 평균 점수가 높았던 건 정보접근성(4.7점) 뿐이었다.
고려아연은 구성 부문 9개 평가 항목 중 6개에서 만점에 해당하는 5점을 받았다. 2024년 이사회 평가에서는 만점 항목이 3개에 그쳤으나 올해 3개가 추가됐다. 이사회 구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평가 결과다.
가장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항목은 이사회 의장 평가다.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은 줄곧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최 회장이 맡았다. 더벨 이사회 평가는 사내이사인 동시에 오너가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최저점을 부여하고 있다. 올해는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최고점을 받을 수 있었다.
고려아연은 지난 2월 최 회장 대신 황덕남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출했다. 황 의장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변호사로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또 여성으로 이사회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황 이사를 의장으로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영풍-MBK파트너스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고려아연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았다. 이사회가 오너 일가와 경영진을 견제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너가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구조가 문제로 지목됐으나
고려아연은 황 의장을 내세우면서 자체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외국인 이사 전략적 선임…ESG위원회 신설 고려아연은 다양성 점수를 4점으로 유지했다. 다양성 평가에는 국적, 성별, 연령, 경력 등이 고려된다. 2024년 4점으로 이미 높은 점수를 확보하고 있었으나 2025년에는 40대가 없어지면서 점수가 낮아질 수 있었다.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으로 국적 다양성 점수를 획득하면서 기존 평점을 유지했다.
새로 선임된 외국인 사외이사는 제임스 앤드류 머피(James Andrew Murphy)다. 그는 호주 퀸즐랜드주 재무 책임자, 총리 비서실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제임스 앤드류 머피 선임으로 다양성은 물론 지역 전문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위원회 평가 점수는 1점 높아졌다. 지난해 위원회 숫자 평가에서 2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으나 올해 3점을 받았다. 지난 2월 ESG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소위원회 1곳을 추가 설치한 게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사회 전문성을 추가적으로 보강하는 차원에서 위원회 수를 늘릴 여지가 남아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 정관 변경을 거쳐 다양한 분야에 걸친 이사회 개선 작업을 이행했다"며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이사회 구성과 규모를 갖추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