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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이사회 평가

현대글로비스, 사외이사 보수 감소에 견제기능 타격

[Weakness]견제기능 항목당 평균 3.0점으로 최하위…지배주주 미등기임원 근무 우려

이돈섭 기자

2025-08-26 08:33:3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현대글로비스 이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점은 견제기능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이사 보수가 작아지면서 미등기이사 보수 비중이 커진 영향이 컸다. 미등기이사 보수 비중이 높은 경우 지배주주 일원이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면서 고액 연봉을 취득할 우려가 있다. 사외이사 회의 개최 횟수가 전년대비 줄어든 점도 눈에 띄는 요소 중 하나였다.

theBoard는 자체평가 툴을 구축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이사회 평가는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 항목으로 나눠 측정했다. 각 문항은 많게는 11개 적게는 7개로 구성했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견제기능 항목이 40점 만점에 36점을 기록, 6개 평가항목 중 점수가 가장 낮았다.

견제기능 문항 당 평균 점수는 3.2점으로 1년 전 3.3점에서 0.1점 감소했다. 6개 평가 항목 중 전년대비 점수가 낮아진 건 견제기능 항목이 유일했다.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과 내부거래 전담조직 유무, 감사위원회 구성과 이사 보수체계 면면을 들여다보는 해당 항목은 이사회가 얼마나 지배주주를 견제하고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현대글로비스 견제기능 항목 점수가 전년대비 나빠진 것은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 비율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작년 한해 현대글로비스 미등기임원 38명의 1인 평균 급여액은 2억5786억원이었다. 같은 시기 등기이사 1인 평균 보수액은 8억5300만원으로 미등기임원 보수는 등기임원의 30.2% 수준이었다. 미등기임원 보수가 등기임원 보수의 30% 미만일 경우 해당 평가 문항은 만점을 부여하고 있다.



1년 전의 경우 미등기임원 39명의 1인 평균 급여액은 2억7700만원으로 등기이사 평균 보수액 13억6300만원의 20.3% 정도에 그쳐 해당 문항에서 만점을 획득한 바 있다. 1년 만에 등기임원 대비 미등기임원 비중이 10%포인트 가까이 커진 셈이다. 미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최근 2년 간 유사한 수준이었는데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미등기임원 보수 비중이 증가한 영향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대글로비스 2024년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가 줄어든 것은 2023년 김영선 부사장이 퇴직하며 6억5500만원의 퇴직위로금을 받아 전체 평균이 높아져 지난해 기저효과를 일으킨 영향이 컸다. 이규복 대표의 경우 작년 한해 급여로 6억2000만원, 상여로 4억80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1년 전 급여 5억7600만원, 상여 3700만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 비율이 높을 경우 경영에 참여하는 지배주주 일가가 미등기이사로 활동하며 등기이사보다 높은 보수를 받아갈 우려가 존재한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정의선 회장 일가가 현대글로비스 미등기이사로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타사의 경우 유사 사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사회 견제기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사외이사 회의가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사외이사 회의가 자주 열리면 자주 열릴수록 사외이사 의견을 취합하기 용이할 수 있다. 2023년 현대글로비스 사외이사 회의는 8차례 개최했지만 지난해는 7차례 진행했다. 다만 이사회 평가에서는 사외이사 회의 7~8차례 개최를 한 단위로 평가하기 때문에 실제 평가 점수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감사위원회를 사외이사 4명으로 꾸리고 있어 독립성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점과 감사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사외아사 중 회계·재무 분야 경력자가 포함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과 이사 보수를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하지 않다는 점은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한편 이사회 구성 항목 점수는 최근 2년 간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점과 소위원회 활동이 법정 의무 내용에 제한돼 있다는 점이 점수를 밑으로 끌어내렸다. 사외이사만으로 사추위를 꾸리고 있는 타사와 달리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사내이사가 사추위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점수 취득을 가로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