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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사법리스크 부상…고려아연 이사회에 미칠 영향은

이사 구속 여부와 이사회 주도권 무관, 주총 소액주주 표심 영향 '촉각'

감병근 기자

2026-01-12 16:04:28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MBK파트너스의 사법 리스크가 현재 진행 중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MBK파트너스 인력 중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은 1명이다. 이사회 규모를 고려하면 구속이 이뤄져도 이사회 운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임박한 주주총회에서 구속 여부가 소액주주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3일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 김광일 부회장, 김정환 부사장과 홈플러스의 이성진 전무 등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들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한 뒤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혔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구속영장 청구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세우는 중이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4인 중 김광일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에 포함된 상태다.

법인 이사 지위는 일반적으로 구속만으로 상실되지 않는다. 일부 기업은 정관을 통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등 별도 자격 제한을 두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 같은 제한이 없다. 따라서 형 확정 전 구속이 이뤄져도 김광일 부회장의 이사 지위는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김광일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이사 권한의 활용이다. 이사회에서 이사의 의결권은 대리 행사가 불가능한 것이 원칙이다. 고려아연 정관은 통신 수단을 활용한 이사회 참석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구속 시에는 현실적으로 통신 수단을 활용한 이사회 참석이 어렵다. 이에 김광일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이사 권한은 유효하지만 이를 행사할 수는 없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고려아연은 주주총회 전인 2월까지 2번의 이사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등 11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도 이와 비슷한 일정으로 이사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만약 김광일 부회장의 구속이 이뤄진다고 해도 당장 연초 고려아연 이사회 개최 및 의결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인원의 과반수로 결정하도록 정해져 있다.

고려아연 이사는 현재 15명이다. 이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인사가 11명, 영풍·MBK파트너스 측 인사가 4명이다. 김광일 부회장만 아니라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모두 불참하더라도 최윤범 회장 측 이사진만으로 이사회 개최 및 의결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영풍·MBK파트너스 측 입장에서도 김광일 부회장 구속시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문제는 이사회 의결권 보다는 향후 경여권 분쟁의 전략 컨트롤 타워 부재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자격을 모두 보유한 김광일 부회장은 국내 M&A 시장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투자 인력으로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으로 활동해왔다.

구속 여부가 고려아연 소액주주의 표심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MBK파트너스 측 입장에서는 김광일 부회장 구속 시 경영권 교체 정당성과 관련된 명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고려아연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10% 수준으로 추산된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고려아연 이사는 6명이다. 양측의 보유 지분율이 대략 40%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이번에도 최윤범 회장 측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를 고려하면 소액주주 표가 균등한 비율로 나눠질 경우 최윤범 회장 측이 8:7 우세를 잡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 표가 최윤범 회장 쪽으로 몰리게 되면 9:6 정도로 보다 유리한 구도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