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이사회가 백진기 대표의 3연임을 추진한다. 백 대표는 이번 재선임이 확정될 경우 대표 임기 종료 시점에 만 71세가 된다. 주요 상장 제약사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도 고령 축에 속한다.
이사회는 대표 재선임과 함께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을 상정했다.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비과세 배당 재원을 마련하는 조치다. 사업 전략 전환보다는 기존 영업 기반 사업 구조를 유지·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백진기 대표, 2020년 취임 후 세번째 도전
한독 이사회는 다음달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백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함께 포함됐다. 임기 만료를 앞둔 김영 전무 역시 재선임
대상으로 주총에 오른다. 이사회 구성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다.
백 대표는 1957년생이다. 2020년 대표 취임 이후 2023년 한 차례 연임했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다시 선임될 경우 3연임 체제가 된다.
연령만 놓고 보면 세대교체 가능성도 거론될 수 있는 시점이다.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가 1955년생으로 상장 제약사 최고령 전문경영인으로 분류된다. 다만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백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현직 상장 제약사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도 가장 고령 축에 속하게 된다.
한독은 2012년 사노피와 합작 관계를 정리한 이후 코프로모션과 라이선스 인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해왔다. 코프로모션 및 도입 전략을 통해 매출 규모는 지켜냈으나 마진 구조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현금창출력 확대가 더딘 사이 투자 부담이 누적됐고 차입 의존도는 점진적으로 높아졌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3400억원을 넘어섰다. 총차입금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150퍼센트를 상회했고 같은 기간 금융비용은 상각전영업이익을 웃돌았다. 이자 부담이 실적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하는 구간에 진입했다.
이 같은 재무 여건 속에서도 한독 이사회는 전략 전환보다는 기존 사업 구조 관리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교체 대신 연임을 택한 결정 역시 현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선택으로 읽힌다.
◇자본준비금 감액 상정…배당 재원 확보
이에 따라 한독 이사회는 2025년과 비교해 사내이사 구성에는 변화 없이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오너2세 김영진 회장과 3세 김동한 전무를 비롯해 백진기 대표, 김미영 전무, 김영 전무가 그대로 이름을 올린다. 사외이사 한 자리만 강창율 이사에서 한균희 이사로 교체된다. 내부 경영진 구조는 유지하되 사외이사 임기만료에 따른 일부 조정이다.
한 신임 사외이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임기 만료를 앞둔 강창율 셀리드 대표에 이어 업계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두는 구성도 유지된다.
백 대표 재선임과 한 신임 사외이사 선임안 함께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도 주총에 회부된다. 감액분은 배당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배당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자본 항목을 조정하는 구조다. 앞서 안정을 추구하는 한독 이사회의 판단과 성격을 보다 분명히 보여준다.
한독 관계자는 "백 대표 연임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배당 규모는 예년과 동일한 주당 2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